미국에서 방영된 영국 왕실의 인종차별 의혹을 폭로한 메건 마클의 인터뷰를 1,71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의 조사 결과 8일(현지시간) 영국 해리 왕자와 부인 마클의 인터뷰 방송이 올해 프라임타임 오락특집물 가운데 가장 많은 시청자를 확보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해리 왕자 부부 인터뷰는 미국 TV 방송 황금시간대인 7일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CBS 방송을 통해 방영됐다. 해리 왕자 부부와 친분을 쌓은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사전 녹화된 인터뷰의 진행을 맡았다.
시청자들은 특히 흑인 혼혈인 메건 마클 왕자비가 임신했을 때 왕실 가족들 사이에서 아기의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에 대해 우려 섞인 대화가 나왔다는 폭로에 주목하고 있다. 영미권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대체 이같은 말을 한 게 누구냐"며 추측이 이어졌다.
영국 누리꾼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 찰스 왕세자의 부인인 카밀라 등을 해당 발언의 당사자로 추측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오프라 윈프리는 8일(현지시간) 미국 CBS 뉴스에 출연해 아기의 피부색과 관련한 발언을 한 건 "여왕 부부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윈프리는 "해리 왕자는 정확하게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밝히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그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그런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윈프리는 해리 왕자 부부 인터뷰의 파급력을 이해한다면서도 "왜 그들이 왕실을 떠났는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왕을 맹목적으로 감싸는 이야기들이 해리 왕자 부부에겐 매우 해로웠고, 상처를 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CBS 방송은 해당 인터뷰 라이선스 구매를 위해 윈프리의 제작사 하포 프로덕션에 최대 100만달러(102억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1,700만명 이상의 시청자는 주요 스포츠 이벤트에서나 볼 수 있는 숫자"라며 "영국 왕실 가족 이야기가 미국인들의 마음을 계속해서 사로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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