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가정뿐 아니라 자동차와 항공기·선박에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북미를 넘어 유럽과 아시아로 뻗어 나가는 스타링크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8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 5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자동차와 트럭·선박·항공기에도 스타링크 인터넷 단말기를 설치해 서비스를 제공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데이비드 골드먼 스페이스X 위성정책국장은 “사용자가 더는 ‘이동 중 인터넷 연결'을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며 “FCC가 이를 승인하면 공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도 트윗으로 보도 내용을 인정했다. 다만 “신호를 받는 단말기가 너무 크기 때문에 테슬라의 일반 차량에 스타링크를 연결할 수 없다”며 “항공기와 선박, 대형 트럭, 레저용 차량(RV)에만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시도가 스타링크의 사업 범위를 대폭 넓히는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민간 제트기와 선박에 대한 인터넷 연결 실험을 허가해달라고 FCC에 요청한 바 있다. CNBC는 “이번 요청이 그보다는 훨씬 더 광범위한 ‘포괄적 이용 허가’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사업 대상에서 일반 자동차는 제외됐지만 속도와 대역폭 등 기술을 개선하고 점차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의 자동차 연결은 물론 모바일 통신 사업에까지 진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타링크는 저궤도 소형 위성 1만 2,000개를 쏘아 올려 초당 1기가비피에스(Gbps)의 전송 속도와 20밀리세컨드(ms)의 응답 속도를 내는 초고속 인터넷망을 지구 전역에 구축하는 사업이다. 계획대로라면 한국의 인터넷 속도보다 40배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지난해 북미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지난달 기준 사용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섰다. 스페이스X는 영국·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도 스타링크 사업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는 인도 당국의 사업 승인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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