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 농지 부동산 투기 의혹을 고리로 문재인 대통령의 일부 사저 부지 마련을 위한 농지 매입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문 대통령의 과거 영농 경력을 언급하며 “현 정부에서 LH 직원들의 농지법 위반은 지적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농지 불법·편법 매입의 원조는 문 대통령”이라며 “대통령부터 스스로 조사에 응하고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쏘아붙였다.
이 전 최고위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께서 지난 2008년부터 11년 동안 본인이 농부였다며 영농 경력을 11년이라고 쓰신 서류가 국회에 제출됐다”며 “국회의원을 하면서, 야당 대표를 하면서, 대통령을 하면서도 농업을 계속했다는 게 청와대 오피셜이라면 LH 직원들 정도야 겸임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앞서 7일에도 페이스북에 “한 국가의 대통령이 농지를 매입해서 ‘농지법 위반 아니냐’고 물으니 ‘휴가 중에 틈틈이 농사를 짓기 때문에 위반이 아니다’라고 하는데 감히 누구에게 농지법 위반을 들이댈 수 있겠느냐”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최고 윗물이 휴가 중에 농사짓는다고 ‘귀농 준비 중이라 괜찮다’고 하면 누구든 농지 사놓고 ‘휴가 때 가끔 가고 귀농할 것이다’고 하면 된다”고 비꼬았다.
안 의원도 문 대통령의 일부 사저 부지 매입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경남 양산에 번듯한 기존 사저가 있음에도 경호상 문제를 변명 삼아 새 사저를 짓는다며 농지를 매입했다”며 “매입 당시 문 대통령은 농업 경영 계획서에 본인이 직접 11년간 농사를 지었다고 기재했으나 해당 농지는 아스팔트가 깔린 도로임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한편 청와대는 "불법·편법 매입은 전혀 없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사저 부지 매입은 농지법 등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농지법에서 규정한 절차에 따라 해당 농지의 취득 허가를 받았으며 이와 같은 절차는 국민들께서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고 반박했다.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 허세민 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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