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하고 단숨에 대권 주자 1위로 올라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정치권의 전망이 엇갈린다.
대권주자 인물난을 겪는 범야권은 문재인 정부의 대척점에 섰던 상징성에 주목하며 윤 전 총장의 잠재력에 큰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상식과 정의, 공정이라는 기본 가치를 바탕으로 헌법 정신을 지키는 이미지를 스스로 형성했다고 치켜세웠다. 또 일각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잘못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더 싫다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해석도 나왔다.
성일종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MBC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을 ‘국민 후보’라고 불렀다. 그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국가를 경영할만한 원칙과 소신이 있는 바른 사람으로 그를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권에선 윤 전 총장이 차기 대권후보 지지율 1위에 올라섰다는 여론 조사결과가 발표되자마자 고건 전 국무총리,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한때 지지율 1위를 달렸다가 거품이 꺼졌던 점을 꼬집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윤석열이 당분간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을 도토리로 만들다가 반기문처럼 사라지거나 제3지대 외곽에 머물며 안철수처럼 국민의힘을 괴롭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권의 한 전직 의원도 “지금까지는 칼을 휘두르는 칼잡이로 살아왔다면, 이제 국민 여론이라는 칼날 위에 서게 된다”며 “지지율은 창문 열면 사라지는 목욕탕 수증기 같은 것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적폐 수사에 대한 집념은 확인됐지만, 정치인으로서 경륜을 보여준 바 없다”며 “지지율 조정은 필연”이라고 진단했다.
/강지수 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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