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 77만 명 중 절반인 38만 명이 1차 접종을 마친 가운데 효능이 입증되지 않아 고령층 접종을 보류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허용될 것으로 보여 접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0일 65세 이상 고령층 38만 명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할지를 결정하는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연다고 9일 밝혔다.
앞서 열린 자문단 회의에서 고령층 접종을 허용하자는 의견이 나온 만큼 이번 예방접종전문위에서 고령층 접종을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65세 이상 입소자·종사자 37만 6,000명에 대한 접종이 시작돼 올 1분기 내 100만 명이 1차 예방접종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위에서 고령층 접종을 결정하면 이르면 다음주부터 고령층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 허가 절차를 마친 데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도 현재 접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까지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 77만 명의 절반가량인 38만 명이 1차 접종을 마친 만큼 접종에 한층 속도가 붙어 이달 내에 100만 명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방역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효능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65세 이상 입소자·종사자들에게는 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미루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등에서 이 백신이 고령층에도 예방 효과가 있다는 데이터가 쏟아지면서 그동안 고령층 접종을 금지했던 해외 국가들도 입장을 바꾸고 있다. 실제로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최근 65세 이상 고령층에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고령층 접종 제한’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예방접종전문위가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허용하면 올 1분기 접종 대상 인원은 당초 정부가 발표한 77만 명에 고령층 37만 6,000명이 추가돼 114만 6,000여명으로 늘어난다. 상온 보관이 가능해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 접종이 가능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달 내 100만 명 이상 접종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달 26일 국내 백신 접종 시작 이후 이날까지 11일간 국내 누적 접종자는 총 38만 3,346명으로 우선 접종 대상자 77만 465명의 49.8%가 1차 접종을 마쳤다. 이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사람은 37만 7,138명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전날 “코백스 공급 물량을 포함해 3월 이후 접종 계획의 초안을 만드는 중”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접종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화이자 백신의 도입 일정도 확정됐다. 양동교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자원관리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화이자 백신은 이달 넷째 주와 다섯째 주에 각각 50만회분(25만 명분)씩 도입된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역시 이달 중 34만 5,000명분(약 69만회분)이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추가로 도입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오는 5월까지 70만 5,000명분(141만회분), 화이자 백신은 2분기까지 300만 명분(600만 회분)이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다.
/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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