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의 성립부터 중세를 거쳐 근대 국가의 탄생까지 조각조각 깨진 2,500년 유럽의 역사를 엄밀하면서도 생생하고 흥미롭게 기술한 역사책이다. 옥스포드대학의 의뢰로 로렌스 H.데이비슨의 이름으로 1921년 출간된 이 책은 유려한 문체와 재기 넘치는 서술로 단숨에 대학가의 화제작이 됐고 수 년이 지나고서야 저자의 실체가 밝혀졌다. 바로 ‘채털리 부인의 연인’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 D.H.로렌스다. 외설 시비와 논란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감춰야 했지만, 건조한 역사의 기록에 생동감을 입혀 살려내는 영미문학의 거장다운 글재주는 숨길 수 없었다. 역사를 관찰하고 그 속에서 인간이 만들어내는 충동의 소용돌이를 기술하며 ‘역사에서 인간은 무엇인가’를 묻는 책이다. 2만2,000원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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