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원로 격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유력 대선 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을 두고 보궐선거를 앞둔 민주당의 제일 큰 악재라고 평가했다.
유 전 총장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는 민주당의 제일 큰 악재는 지지율 30%가 넘는 후보가 나타났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야권이 그동안 5%가 넘는 대선 후보가 없다가 윤 전 총장이 등장”한 것이라며 “야권으로선 서울시장 선거에서 굉장히 유리해졌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LH 사태 역시 “이번 기회에 (국회의원, 지방의원 등을) 안 털 이유가 없기에 아마 철저하게 파헤칠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정치에 뜻을 둔 시점에 대해 “윤 전 총장을 잘 아는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원래 정치할 생각도 없었고 맞지 않았는데 추-윤 갈등이 아주 심해지던 지난해 찬바람 불 때쯤 ‘좀 정치를 해야 되겠다’ 쪽으로 많이 기울었다고 했다”며 지난해 11월 24일 추 전 장관의 ‘윤석열 직무배제’ 사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진행자가 “조직 없이 제3지대로 출마했다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사람들이 많았다. 반기문 총장도 그렇고, 고건 전 총리도”라고 언급하자 유 전 총장은 “윤 전 총장이 그분들보다 좀 더 단단, 좀 더 내공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라며 차별점을 뒀다. 이에 “박근혜 정부 때는 국정원 댓글 사건 때문에 좌천돼서 지방을 돌았고, 특검 수사할 때는 그 집 앞에 극우 태극기 부대 사람들이 윤석열을 어쩐다고 와서 행패를 부렸고, 그런 산전수전을 겪은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이 정치하려고 했던 것도 아닌데 하겠다고 하면 쉽게 후퇴 안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명분을 민주당 쪽에서 제공했다”고 꼬집었다.
결국 “자꾸 비판해봤자 이쪽 점수가 안 된다. 정치판에 나오면 민주당도 폄하하는 소리보다 ‘좋은 대한민국을 위해서 좋은 정치를 해 주기 바란다’고 덕담을 해 주는 게 오히려 보기 좋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추미애 전 장관의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 “소위 강성 친문 쪽에서 일부 지지는 있는지 모르겠지만, 장관 재직 중 추-윤 갈등에서는 거의 완패하다시피 했다”며 “저래서 어떻게 나오려고 할지, 결국은 안 나올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또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와 윤 전 총장 두 사람이 손잡을 것’이라는 추측에는 “사람이 수두룩한데 굳이 3석짜리 정당 대표인 안철수하고 잡겠어요”라며 평가절하했다. 그는 “서울시장이 됐을 경우에는 몰라도 원 오브 뎀(One of them)”이라며 “안철수 대표가 한창 떴을 때 ‘내가 멘토다’라고 누가 그러니까 ‘300명 중에 하나다’라고 했듯이 윤석열 총장도 ‘안철수는 내 300명 중의 하나다’라는 말을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강지수 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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