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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편의점이 백화점으로 변신? '고급 디저트' 전략 통할까

코로나 확산에 도심서도 편의점 사라져

백화점 전략 따라 고가 라인업 강화

전략 수정에도 일상소비 장소 가치 저하 우려

일본 도쿄도의 한 '패밀리마트'./연합뉴스




접근성과 편리함을 무기로 소비자를 사로잡아온 편의점이 일본에서도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도심에서마저 편의점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백화점 전략을 따라 고단가 상품 위주로 라인업을 바꿔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을 꾀하고 있지만 일상 소비 장소로서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같은 편의점 업계의 현황을 전하며 최근 일본 편의점에서 상품의 객단가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만회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최근 일상적인 소비장소로서 편의점 역할이 저하되면서 고객 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면서 “슈퍼마켓이나 드럭스토어와의 가격 경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선 최근 의약품은 물론 다양한 생필품을 저렴한 가격에 파는 드럭스토어가 급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편의점 업계는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비싼 디저트 상품을 강화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겨울부터 TBS방송에서 방영된 드라마 ‘이 사랑 따뜻하게 합니까’는 편의점에서 맛있는 디저트를 만드는 이야기가 중심으로 진행된다. 실제로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선 등 주요 일본 편의점 업체들은 저마다 대표 디저트를 개발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예를 들어 세븐일레븐은 몽블랑, 패밀리마트는 수플레·푸딩, 로손은 버터케이크 등이다. 닛케이는 “예전엔 편의점 디저트는 100엔(약 1,050원)대 위주였지만 지금은 200~300엔대 디저트가 매장 중심에 놓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편의점 라인업이 강화된 것은 편의점 업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선 2010년대 후반 들어 온라인 소비가 늘어나면서 편리성을 무기로 하는 편의점의 역할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이에 비해 가족 단위 쇼핑을 주된 타겟으로 삼는 슈퍼마켓은 승승장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관광 수요에 초점을 둔 드럭스토어도 경쟁 상대로 급부상했다. 닛케이는 “2019년부터는 편의점의 24시간 영업 행태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면서 생활 인프라로서의 편의점 역할이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고 설명했다.



일본 프랜차이즈체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편의점 수가 5만5,620개로 전년 대비 0.2% 감소했다. 편의점 수의 감소는 지금과 같은 기준으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손 등 7개 주요 편의점 점포 수가 집계된다. 월별 통계로 보면 지난해 9월 이후 폐점한 편의점 수가 출점 수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도 편의점 업계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격 근무로 생활시간에 여유가 생긴 반면 소득이 줄어들면서 편의점보다는 슈퍼마켓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추세로 인해 점차 편의점에선 디저트는 물론 도시락도 가격대가 높은 상품이 잘 팔린다고 한다. 다만 높은 단가를 고집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닛케이는 “편하게 살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던 편의점이 ‘비싼 곳’이란 이미지가 강해지면 고객 이탈이 이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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