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과 스물셋. 두 남자의 성장 드라마가 시작된다.
16일 오후 tvN ‘나빌레라’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한동화 감독과 박인환, 송강, 나문희, 홍승희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빌레라’는 나이 일흔에 발레를 시작한 ‘덕출’과 스물셋 꿈 앞에서 방황하는 발레리노 ‘채록’의 성장을 그린 작품.
최근 자극적이고 전개가 빠른 작품들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나빌레라’는 다소 느리고 착하고 단순한 이야기에 중점을 맞춘다. 한동화 감독은 “빠르고 자극적이라 쾌감이 있는 (작품이 있는) 반면, 이 드라마는 서서히 정서를 쌓아가 후반에 큰 감동과 여운을 남길 것”이라며 “힘든 시기를 사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원작 웹툰을 보고 가장 먼저 부모님을 떠올렸다는 한 감독은 “그분들도 누구의 아들, 딸이었겠다. 그분들께도 꿈이 있었겠지, 반성하게 됐다”며 “이 드라마가 끝났을 때 부모님을 잠시 떠올리며 전화를 하면 우리 드라마는 성공한 것이란 생각으로 만들었다. 따뜻한 마음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작품에 내재된 따스한 매력을 주목해달라고 부탁했다.
나이 일흔에 가슴 깊이 담아뒀던 발레의 꿈을 꺼내 든 은퇴한 우편배달원 덕출 역을 맡은 박인환은 원작 웹툰에 큰 감동을 받았다는 이야기와 함께 “발레를 해야 하고 배역 비중이 크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이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냐고 도전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우리 나이에는 배역, 활동 영역이 줄어드는데 이런 좋은 배역을 맡은 것이 나에게는 행운”이라며 “우리 연배 사람들에게 이 작품을 통해서 너도,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와 꿈을 심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덕출의 발레 선생님으로, 남다른 재능에도 현실에 방황하는 채록을 연기하는 송강은 “늦은 나이에 발레를 시작했지만 재능이 뛰어난 친구”라고 캐릭터를 소개하며 “현실과 꿈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덕출 할아버지를 만나 차근차근 성장해나가게 된다”고 작품의 흐름을 전했다.
박인환과 송강은 촬영을 앞두고 장시간 발레도 배웠다. 박인환은 “생각보다 어렵더라”며 “촬영 전 일주일에 두 번씩 연습을 했는데, 유연성도 떨어지고 몸이 굳어 힘들었다. 하지만 프로가 된다기보다 도전의 의미가 중요한 것”이라고 연습 과정을 회상했다. 송강은 “발레리노로서 어떤 것을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는데 선이 중요하겠더라”며 “영상을 많이 찾아보면서 어떻게 하면 선을 더 디테일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47세 나이차를 딛고 우정을 쌓아야 하는 두 남자의 브로맨스도 핵심 볼거리다. 송강은 “잘 이끌어주셔서 나중에는 (박인환) 선생님 눈만 봐도 슬퍼질 정도로 채록에 잘 이입이 됐다”고, 박인환은 ”이 친구가 따뜻하고 (주변 이야기 등을) 잘 받아들여 소화한다. 좋은 연기자가 될 것"이라고 서로에게 100점 만점에 100점을 줬다.
박인환과 영화 ‘수상한 그녀’, 뮤지컬 ‘서울 1983’ 등을 통해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나문희는 덕출의 아내 ‘해남’ 으로 출연한다. 자식 인생이 곧 내 인생이라는 생각으로 다 큰 자식들을 아직도 살뜰히 챙기는 인물이다. 나문희는 “웹툰으로 봤을 때는 이 할머니가 큰 역할을 하는 줄 몰랐다. 심덕출이 날개를 달고 발레를 할 수 있는 건 해남이라는 부인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인물을 설명했다.
홍승희는 아버지가 설계한 쳇바퀴 삶을 사느라 지친 덕출의 손녀 ‘은호’ 역을 맡아, 자신의 진짜 꿈을 찾아가는 20대 청춘을 그린다. 그는 “아빠가 정해둔 플랜 안에서 살아오다가, 그것을 깨고 자신이 원하는 꿈을 찾아가는 역할”이라고 캐릭터를 소개하며 “작품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요즘 같은 시기에 조금이나마 마음 따뜻해지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따스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tvN 새 월화드라마 ‘나빌레라’는 22일 밤 9시에 첫 방송된다.
/한은기 인턴기자 eungi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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