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17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오는 것이 성사되면 내년 대선에서 당선 확률이 강력한 대선 주자가 아니겠나 생각한다”며 윤 전 총장 대세론에 힘을 실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국민의힘 초선 공부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자로 나서 “국민의힘에 대선 주자가 없고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높다고 하니 영입하면 어떠냐는 말들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올 수 있는 여건과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검찰 재직 당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법 처리했다. 결국 보수 진영이 윤 전 총장을 보는 시각이 복잡할 수밖에 없는 만큼 국민의힘이 이와 관련한 입장 정리를 해야 영입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윤 전 장관은 “만약 이를 정리하지 못하면 정치 지형이 움직일 때마다 자칫하면 길을 잃고 뜻한 바를 못 이루는 일이 있을 수 있다”며 “국민의힘이 고민하고 걱정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은 국회가 한 정치적 행위이고 전직 대통령에 관한 수사는 사법적 차원”이라며 “정치 행위와 사법 행위라는 것을 분리해 대응하는 것은 어떨까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윤 전 총장의 부상이 과거 ‘안철수 현상’과는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윤 전 장관은 “안철수는 국민들이 정치인으로 보지 않았지만 윤석열은 검찰총장이 정치하는 자리는 아니나 현실 정치에 휘말렸다”며 “총장으로 있으면서 법치와 헌법 정신, 국민 상식 등을 이야기했는데 메시지의 내용과 타이밍을 볼 때 정치 감각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욕적인 상황에도 일체의 반응 없이 짤막한 멘트를 하는 것을 보고 그 정도면 훈련은 상당히 됐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윤 전 총장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의) 당 정체성이 께름칙하겠지만 그렇다고 제3지대 세력을 만들 것이냐”며 “큰 선거일수록 거대 정당의 하부 조직이 중요하다. 1∼2년 내 당을 만들어서 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 전 장관은 김영삼 정부 시절 환경부 장관을 지낸 뒤 지난 2002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도왔다. 2012년 대선 때는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 캠프에 합류했으며 2016년에는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 공동위원장을 맡는 등 여야를 넘나드는 정치력을 보여왔다. 윤 전 총장과는 파평 윤씨로 종친 사이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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