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세권 청년주택을 다른 지역 대학생들에게 공급하는 기숙사형 역세권 청년주택 ‘마포공공기숙사’가 문을 열었다. 연세대·이화여대·홍익대·서강대 등 대학가와 가까운 마포구 창전동에 자리잡은 마포공공기숙사는 서울시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역세권 청년주택 중 공공임대 물량 전체를 공공기숙사로 공급하는 첫 사례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속초시·창녕군 등 서울시와 협약을 체결한 9개 지자체 출신 대학생 총 120명이 지난 7일 입주를 마쳤다. 이들은 보증금과 월세 부담 없이 월 약 10만원의 관리비만 부담한다. 서울시는 지난 2017년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공공기숙사 참여를 희망하는 9개 지자체와 4년여에 걸쳐 협약을 맺었다. 9개 지자체는 철원군, 삼척시, 속초시, 인제군, 정선군, 평창군, 고령군, 상주시, 창녕군 등이다. 시와 해당 지자체는 협의회를 구성해 임대료를 비롯한 기숙사 운영방안을 마련했고, 입주자는 각 지자체별 공모를 통해 선정했다. 기숙사형 역세권 청년주택은 서울시가 청년주택의 일부를 공공기숙사로 제공하고, 지자체는 기숙사 운영비(연 100만원/실)와 임대보증금(3,324만원/실)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은 서울시가 용도지역 상향, 용적률 완화, 절차 간소화, 건설사금 지원 등 혜택을 제공하면 민간사업자가 대중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에 주거면적 100%를 임대주택(공공·민간)으로 지어 대학생과 청년, 신혼부부에게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주거 사업이다. 서울시는 가용택지 부족과 지역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건설형 기숙사 공급이 정체된 가운데 대중교통 중심인 역세권에 대학생들이 저렴한 비용에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이번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마포공공기숙사는 광흥창역(6호선)과 서강대역(경의중앙선) 인근에 지상2층~지상7층 규모로 조성됐다. 청년 전용 거주공간인 만큼 개인 사생활을 보장하고 다양한 공동이용시설을 갖춰 ‘청년 맞춤형 주거 플랫폼’으로 운영해나갈 계획이다.
2명이 방 2개로 구성된 한 개의 실을 함께 사용하는 셰어형으로, ‘1인 1방’의 개별 공간이 갖춰져 있어 개인 사생활이 보장된다. 실내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붙박이 옷장 등이 빌트인으로 기본 제공된다. 건물 내부에는 취미활동이나 학업활동을 위한 북카페, 체력단련실, 공동세탁실, 게스트하우스 등 공동이용시설도 있다.
마포공공기숙사에 입주한 이모 학생은 “지방에서 서울로 와 원룸에서 자취할 생각을 하다가 마포공공기숙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서울생활의 가장 큰 부담인 주거비를 경감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김모 학생도“이곳이 학교 기숙사보다 임대료가 훨씬 저렴하고 학교에서도 가까워서 신청하게 됐다. 2인 기숙사지만 각자 방이 따로 있어서 생활하기 편리하다”고 말했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기숙사형 역세권 청년주택은 서울의 주거난으로 힘들어하는 타 지역 출신 대학생들의 주거 부담을 크게 낮추고, 대중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라며 “이번 1호 ‘마포공공기숙사’를 시작으로 역세권 청년주택을 활용한 공공기숙사를 점차 확대하겠다. 대학생들이 부담가능한 양질의 주거공간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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