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같은 당인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과 관련해 “땅이 얼마고 어디에 있는지는 좀스러운 사람들이나 (관심을) 갖지 대범한 남자들은 기억 못 할 수 있다”며 두둔했다.
권 의원은 이날 오후 KBS1TV ‘여의도 사사건건’에 출연해 “(오 후보가) 처가 재산을 상속 받은 건 재산신고 등록을 하다 보니 알고 있었겠지만, 그 땅의 정확한 위치는 모를 수 있다”며 “무슨 남편이 처가 상속 받을 재산에 쪼잔하게 관심을 갖느냐”고 말했다. 최근 여권에서는 오 후보가 2009년 서울 시장 재직 당시 자신의 처가가 소유한 내곡동 땅이 국민임대주택단지로 지정돼 개발되는 과정에 영향을 끼치고 36억 원의 보상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이에 대해 오 후보는 “2006년 7월 시장 취임 전부터 지구 지정 협의가 진행됐고 일련의 행정 과정은 주택국장 전결사항이라 알 수 없었다. 문제의 땅은 처가가 오랫동안 소유하고 있다가 1970년에 상속 받은 것이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권 의원은 오 후보가 ‘내곡동 개발은 노무현 정부 때 결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가 사실과 다름이 드러나 “혼선이 있었다” 인정한 데 대해서도 “이 업무에 대해 자기가 깊숙이 관여 안 했기 때문에 기억에 혼선이 올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 의원은 또한 “큰일을 하는 사람, 대범한 남자들은 그런 거 기억 못 한다”며 “아무리 정쟁화 하려 해도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같은 방송에 출연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6억 5,000만 원이나 보상 받은 땅의 위치도 몰랐다는 것을 믿을 국민이 누가 있겠느냐”며 “더군다나 두 번에 걸쳐 공직자 재산 신고 때 그 땅이 포함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후보가 대범한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미화하는 것은 국민 정서를 다시 한 번 자극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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