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내년 대통령 선거의 명운을 좌우할 ‘미니 대선’인 4·7 보궐선거에 승리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면서 선거판이 막말로 얼룩지고 있다. 상대 정당 후보와 지도부를 향해 “괴벨스냐”, “정신이 이상하다”고 말하며 비방전이 확산될 분위기다.
박영선 “MB 아바타” 오세훈 “괴벨스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17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과거 MB(이명박 전 대통령)한테 BBK 문제와 관련해 ‘마프펀드’를 아느냐고 질문했더니 (이명박 전 대통령이) ‘뭐라고요? 마포 해장국이요?’ 이렇게 넘어간 부분이 연상된다”며 “(오 후보의 내곡동 의혹은) MB의 도곡동 땅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그렇게 연상되는 상황”이라며 오 후보를 ‘MB 아바타’로 규정했다. 오 후보가 TV토론에서 일부에서 제기한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을 해명한 것을 두고 비꼰 것이다.
오 후보는 즉각 응수했다. 오 후보는 “민주당에서, 박영선 후보 캠프에서, 국회에서, 온 민주당이 당력을 집중해 ‘오세훈 때리기’에 올인(All-in·도박에서 가진 것을 모두 거는 행위)한다. 어제 하루 동안만 8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의 극우정당인 나치의 선전부장 괴벨스를 예로 들며 박 후보를 향해 “괴벨스가 ‘흑색선전은 한마디만 하면 된다. 상대방은 해명하려면 여러 장의 문서와 여러 말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安 “金 부인이 여상왕” 金 “정신이 이상해”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험한 말을 주고받고 있다. 안 후보와 오세훈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여론조사 방식 문제로 교착 상태에 빠진 상태다. 이에 당을 이끄는 김 위원장이 안 후보를 “토론도 못 하는 사람”, “떼를 쓰고 있다”며 연일 비판하고 있다.
안 후보도 가만있지 않았다. 안 후보는 지난 16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김 위원장을 향해 “후보 뒤에 상왕(上王)이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권 대선배이고 야권 단일화 파트너로서 예의를 계속 갖췄는데 어제는 도를 넘었다”며 “단일화 파트너에 대해서, 야권 지지자 전체에 대해서 모욕한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 말이 전해지자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안 후보가 김종인 위원장을 ‘상왕’이라고 비판하며 노골적으로 타당에 대해 이간질을 시도하고 있다”며 “본인을 조종하는 ‘여자 상황제’가 있다는 말은 들었나”라고 되물었다. 안 후보의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여자 상왕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이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이) 혹시 자기 당의 위원장을 디스(비판)한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되받았다. 김 위원장의 부인도 안 후보의 부인과 이름이 같은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다. 그러면서 “(이 전 최고위원이) 곧 잘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 말을 들은 김 위원장은 “그 사람은 내가 봤을 때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 같다”고 비판했다.
與 박형준 해운대 아파트 두고 ‘대마도 뷰’
野 박영선 도쿄 아파트 ‘야스쿠니 신사 뷰’
野 박영선 도쿄 아파트 ‘야스쿠니 신사 뷰’
부산시장 보궐선거도 막말이 난무하고 있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가진 부산 해운대구의 고급 아파트인 엘시티를 비꼬며 “박형준 후보 보니까 대마도까지 보이는, 아~주 뷰가 좋은 75평짜리, 당시 분양가가 20억 5,000만원짜리를 아래위로 가지고 있더라”고 말했다. 이어 “공직에 나가려는 사람은 있는 것도 팔지 않나. 그런데 이 양반은 굳이 이걸 작년에 샀으면서 부산 시장 공천받고 그렇게 나가려고 하나”라고 꼬집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곧바로 일본 도쿄에 아파트를 가진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엮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박 후보의 도쿄 아파트에서) 서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메이지 신궁이고 북쪽으로 조금만 가면 야스쿠니 신사”라며 “(박 후보의 아파트는) 야스쿠니 신사뷰인가? 본전도 안 나올 거 건드리지 말자”고 했다. 이어 “남해 바다가 대마도 앞바다라고 여기시는 건가?”라며 “그러면 노무현 대통령도 남천 삼익비치 아파트 대마도뷰로 사신 건가”라고 힐난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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