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9일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를 위해 양측이 각각 제시한 단일화 요구안을 서로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룰 양보’를 전격선언하자 오 후보 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맞서왔는데, 두 후보가 이번에는 서로 앞장서서 “양보를 내가 먼저 하겠다”는 경쟁에 나선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9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제시한 단일화 요구안을 모두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마음을 비웠다. 오직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여러분, 서울시민만 보고 가겠다. 취소된 실무협상이 즉시 가동되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경쟁력과 적합도를 50%씩 반영하고, 응답자에게 한 항목씩만 물어본 뒤 유선전화 10%를 포함하는 게 (국민의힘) 당의 입장이라고 한다"며 "참 이해하기 어렵지만 수용하겠다"고 했다.
그는 "오늘 아침에 국민의힘 요구 사항을 수용하겠다고 했더니, 해석의 뒷말이 많다"며 "이런 행동들이 제 결심과 진정성을 물타기 하려는 의도가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시간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역시 안철수 후보의 요구를 전격 수용하겠다며 기존보다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오 후보는 “서울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와 정권교체라는 절대절명의 가치 앞에 안철수 후보 측의 요구를 전격 수용하는 결정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록 여론조사의 기본원칙에는 어긋나지만, 안 후보가 제안한 무선 100%를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이러한 결정은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사전에 상의 없이 내린 결단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이 결정은 또 하나의 바보 같은 결정이 될지도 모른다. 이 결정으로 제가 야권 단일후보로 선택되지 못하는 정치적 손해를 입게 될 수 있다"면서도 "서울시장을 탈환해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하라는 국민의 지상명령을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가 유선전화 10%를 포기하고 안 후보 측이 요구한 무선전화 100%를 받아들이겠다고 못박으면서 단일화 협상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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