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약 2주 앞두고 네거티브 난타전에 빠져들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 투기 의혹 등 악재를 맞은 더불어민주당의 공격에 야당도 연일 역공을 가하면서 선거의 본질인 정책 경쟁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이 공세에 가장 열을 올리는 부분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이다. 오 후보는 과거 서울시장 재임 시절 처가 소유 내곡동 땅이 국민임대주택지구 부지로 지정된 후 36억 원의 토지 보상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신영대 민주당 중앙선대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18일 서면 브리핑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에 금방 드러날 거짓말로 일관한다”면서 “진실이라는 것이 있기는 한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혹에 대한 오 후보의 해명이 잘못된 것으로 알려지자 곧바로 ‘진실하지 않다’고 쐐기를 박은 것이다.
오 후보를 향한 공격이 가해지자 국민의힘도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비판에 나섰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박 후보의 ‘재난위로금 10만원’ 공약에 대해 “공약의 탈을 쓴 사실상의 ‘매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동주 대변인 역시 박 후보에게 “‘도쿄 시장으로 가라’는 조롱을 자초한다”고 꼬집었다. 이는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을 통해 박 후보가 배우자의 도쿄 아파트를 포함해 50억 원대 재산을 보유 중인 사실이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를 둘러싼 ‘엘시티(LCT) 특혜 분양’ 의혹 또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라 있다.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19일 “거짓말쟁이 박형준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몰아세웠다.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도 “거짓말로 국민을 우롱한다는 점에서 이명박(MB)의 다스, 오 후보의 내곡동, 박 후보의 엘시티는 똑닮았다”고 가세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김 후보에 역공을 가했다. 김현성 국민의힘 대변인은 김 후보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라임 사태’와 관련해 “김영춘 후보를 비롯한 여권 정치인에 대한 로비 의혹은 수사 자체가 답보 상태”라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 직전까지 난타전이 이어질 경우 유권자들이 후보의 정책 공약보다 의혹에 대한 심판의 성격으로 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각 당 후보들이 정책 홍보 보다는 상대 후보의 약점 파고들기에 치중하면서 결국 이번 선거가 의혹에 대한 심판으로 선거 구도가 변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희조 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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