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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성전환'…정치권 네거티브 공방 속 혐오표현 남발

여야 '네거티브' 공세 속 부적절한 표현 속출...인권 감수성 키워야

이낙연 "박 후보는 엄마의 마음으로 보살피고 딸의 심정으로 도와"

김종민 "그린벨트 해제는 男·女성별 바꾸는 것 만큼 어려워"

안철수 "도쿄에 아파트 가진 아줌마 이길 수 있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이 22일 민주당 중앙선대위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욱 기자




4·7 재·보궐선거를 16일 앞두고 정치권이 네거티브(비방) 공방을 벌이면서 인권과 성별을 비하하는 혐오 발언들이 남발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선대위원회의에서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두고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를 보살피고 기르는 마음가짐, 딸의 심정으로 어르신을 돕는 그런 자세를 갖춘 후보”라고 표현했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이 위원장이 ‘엄마는 육아를 전담하고 딸은 어른을 도와야 한다’는 왜곡된 성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자당의 후보가 적합한 이유에 대해 설명할 말이 고작 성역할 프레임 씌우는 것 밖에 없었느냐"라며 “돌봄을 여성의 몫으로만 생각하는 인식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이어 “이 위원장은 지난해 7월 출생과 육아에 대한 차별적인 발언을 해 사과한 바 있다”며 “편견에 기대어 말을 쉽게 내뱉는 경솔한 행동은 이제 그만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날 민주당 중앙 선대위회의에서는 선을 넘는 발언이 또 있었다.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셀프보상’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그린벨트 해제하는 일은 남성을 여성으로, 여성을 남성으로 성별을 바꾸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말까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성전환을 한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발언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정의당 조 대변인은 “민주당 인권위원회가 성소수자 혐오차별 근절과 인권보장을 위한 긴급토론회를 마련한 게 지난주”라며 “무지와 오만함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야권 정치인들도 인권 감수성이 떨어지는 말을 쏟아냈다.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유튜브 채널 ‘이봉규TV에 출연해 “도쿄에 아파트 가진 아줌마는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사회자가 ‘도쿄에 아파트 가진 아줌마’가 박 후보를 가리키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예”라고 답했다. 이후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난 집 없는 아저씨”라고 해명 했다. 전날에는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이 박 후보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꿀 먹은 벙어리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급히 “침묵 했다"로 수정하기도 했다. ‘벙어리’는 언어 장애인을 낮춰 부르는 말이다. 이에 김 대변인이 공식 논평에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해당 표현을 바꿨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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