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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8년 전 집값 하락 전망했던 선대인, 생각 달라졌다?! 그렇게 욕 먹고도 후회 안 하는 이유









지난해 사상 최대 거래량을 기록한 부동산 시장이 올해 들어 얼어붙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부동산 매매 거래량은 7만8,000건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7만2,000건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 수준인데요.

이런 혼란 속에서 앞으로 대한민국 집값 지형이 어떻게 바뀔 것이냐를 두고 각계에서 여전히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죠. 8년 전 혼란한 부동산 시장에 대해 연일 쓴소리를 냈던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은 현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마지막 부동산 저서인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이후 8년 전 선 소장이 분석한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과 지금은 얼마나 많이 달라졌으며 선 소장 본인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인식은 얼마나 바뀌었을까요?

다음은 선 소장과 서울경제신문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랜드’가 나눈 문답입니다.

△2013년, 왜 다른 주장을 했나?

□ 예전에 논란의 중심에 서신 적도 있고 많은 비판을 받으셨던 적도 있었는데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지금은 생각이 변하신 게 있는지 거기에 대한 소회는 좀 어떠신지



▶ 2013년에 제가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이 책을 냈죠. 질문에 대한 답부터 먼저 드리면 상황이 바뀌었는데 제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안 바뀌면 그건 제가 더 이상한 거죠. 바뀌었고요. 일단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2013년에는 왜 지금과는 다른 주장을 했었나라는 이야기를 해야 될 것 같아요. 그 책을 썼을 때는 상황이 지금과 좀 달랐습니다. 우리가 2008년 경제위기를 겪고 나서 가계부채는 여전히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금리는 당시에 2013년부터 이미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에서 이른바 ‘테이퍼링’이라고 해서 풀었던 유동성을 거둬들이려는 그런 조치들을 이제 점점 시작하려고 하고 있었어요.

그런 시그널들을 보내고 있었고 실제로 시간이 조금 지나서 테이퍼링이 진행이 됐고 결국은 나중에 금리를 올리는 사전 작업으로 인식이 됐던 거죠. 그래서 한국 가계들이 집 산다고 막 부채를 잔뜩 늘려놓은 상황에서 금리가 올라가면 문제가 생기는데 저는 위험하겠다고 판단을 했던 것이고 그래서 나름 경고하는 책을 쓴 거죠. 물론 경고와 전망이 같이 섞여 있습니다.

그런데 전망 부분은 결과적으로 제가 틀린 게 맞고요. 당시에 사실 저뿐만 아니라 대다수 언론들도 이렇게 유동성이 다시 축소되는 시대로 갔을 때 가계부채가 위험하다는 그런 이야기들을 했어요. 또 한편으로는 그 책의 전망이 근본적으로 틀려질 수 있던 것 중에 하나는 2014년 그 책이 나오고 나서 그 이듬해 8월부터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취임하면서 ‘빚 내서 집사라’ 정책을 대대적으로 실시한 것이죠. 그래서 유동성 축소에 대비해야 되는 시기에 오히려 막 빚을 잔뜩 늘리는 정책을 썼어요. 결과적으로 제가 2013년에 전망했던 내용은 틀리게 된 거죠. 시장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다시 지금 시점에서는 다시 전망을 달리 할 수 있겠죠. 실제로 그 사이에 제가 조금씩 수정을 했는데 제가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안 했을 뿐이죠.



하지만 경고에 해당하는 부분은 저는 지금도 똑같은 상황이 되더라도 마찬가지에요. 과도한 부채 특히 무리하게 ‘빚 내서 집사라’는 말을 정부가 나서서 하는 것, 그게 무슨 민간 건설업자도 아니고 정부가 할 짓이 아니죠.

저는 사실 전공이 공공정책이에요. 그러니까 공공이 뭘 해야 되는가를 중심으로 이렇게 늘 사유했던 사람이고 배웠던 사람이기 때문에 도저히 저로서는 그런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거기 국민경제 전체를 위해서도 빚을 잔뜩 늘리는 식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이런 걱정을 하는 거고요. 그건 지금은 가계부채가 그때보다도 훨씬 더 많이 늘어나 있죠.

그런데 여전히 ‘봐 시간 지났지만 별 문제 없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냥 보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죠. 그리고 워낙 저금리 상황이 이루어지다 보니 이제는 과거처럼 그렇게 쉽게 금리가 높아지기가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죠. 그러니까 계속 이 상태로 갈 수 있을 것처럼 생각될지도 모르는데 혹시라도 금리가 오르는 상황이 되면 정말 괜찮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정말 어떤 양심 있는 전문가라면 보수?진보, 여야를 구분하지 않고 누군가는 내야 하는 목소리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 목소리를 냈다고 생각하고 그 부분에 있어서는 엄청나게 욕을 먹었지만 전혀 후회하지도 않고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저는 좀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예를 들어서 2008년에 책을 냈을 때 너무나 시장 상황을 잘 설명했는데 그때는 잠시였고 다음에 2009년 ‘위험한 경제학’ 냈을 때는 그 이후로 집값이 하락해 당시 상황들을 되게 잘 설명했다고 평가 받던 시기도 있었는데 ‘선대인은 맨날 틀렸다’는 식으로 인식하는 것도 저는 좀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억울하죠.



그리고 2013년에는 낸 책도 사실은 그때 어떤 상황적 맥락이 있는데 그걸 지금 끌고 와서 2013년에 주장을 지금도 제가 하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면서 ‘폭락론자’ 딱지를 붙이니까 이게 참 힘들어요. ‘폭락론자’라는 그 네 글자 속에 갇히기에는 제 생각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고요. 8년 전에 예측하는 데는 실패했으나 적어도 지금 왜 집값이 오르는지, 문재인 정부에서 왜 정책이 실패했는지, 집값을 왜 못 잡았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좀 더 정확하게 설명한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선대인이 바라본 현재 부동산 시장



□ 그럼 현재 주택 시장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는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 2008년 경제위기 이후로 돈을 전 세계적으로 돈을 엄청나게 풀었어요. 그리고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서 계속 제로 금리에 가까운 저금리 상태를 유지했죠. 그러다가 2013년부터 이제 미국을 중심으로 돈을 좀 거둬들이기 시작했고 2015년부터 시작해서 금리를 올려가기 시작했는데 그 금리 인상 폭이 생각보다 가파르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실제로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뭐 크지 않았죠. 그런 가운데 아까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도 계속 유동성이 엄청나게 늘어나 있는 상황이고 그런 것들이 조기에 제어되지 않으면서 집값이 계속 올라가는 상황이죠.

그런데 코로나19 사태가 오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실물 경제가 한동안 망가졌지만 돈은 더 풀리다 보니 집값이 다시 뛰는 현상이 또 발생했죠.



결국 기본적으로는 지금 자산 시장의 고정 값은 저금리이고 유동성이 과잉돼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될 것 같아요.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지 않는 한 사실 지금의 집값이 가파르게 꺼질 거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 집값이 가파르게 계속 오를 것이냐는 부분에서는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자산 가격이 어느 단계까지 오르다가 더 이상 오르지 않는 단계로 가는데 그건 기본적으로는 자산 가격 자체가 너무 올랐을 때거든요. 예를 들어 주가도 사람들이 어떤 테마주다 그래서 막 뛰어들어서 2배, 3배, 4배씩 뛰어오르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그 자체의 힘으로 더 못 오르거나 오히려 떨어지기도 하거든요. 집값도 그럴 수 있다고 보는 거죠.

주택을 투자관점에서 바라보시는 분들한테도 이 말씀은 드리고 싶어요. 사실은 제가 부동산 전문가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주식투자 관련한 강의를 훨씬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주식 투자 관련해서 딱 한 가지만 지키면 누구나 돈 번다고 그랬어요. 바로 ‘좋은 종목을 싸게 사서 오를 때까지 버티면 된다’는 것인데요. 주택이라는 것도 결국은 자산이니까 자산 투자 관점에서 한번 생각해보자는 거죠. 예를 들어 집값이 오를 수 있는 좋은 지역을 좋은 종목이라고 치자고요. 그거는 고를 수 있다고 쳐요. 그런데 지금 집값이 평균적인 관점에서 저렴한 편일까요?

대다수의 사람들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구간일 거예요. 그러면 투자 수익률 관점에서 향후 더 오른다고 하더라도 5년 전에 집을 사서 2배가 오르고 3배가 올랐다고 치면 지금은 사서 두 배, 세 배를 바라볼 수 있는 구간일까요? 저는 아닐 것 같아요. 그러면 이런 관점에서 조금 신중하게 접근하시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다만 현재는 유동성의 힘이 워낙 강하게 작용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예전에 제가 이야기한 것처럼 집값이 금방 이렇게 가라앉을 수 있는 그런 상황으로 가지는 않을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우리가 장기적으로 지금 인구 감소 압력이 계속 직면하고 있다는 것도 인식을 해야 한다고 봐요. 자연 인구는 이미 감소하고 있고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인구도 점점 줄고 있죠. 또 1인 가구가 늘어난다고 하지만 대부분 노령 가구죠. 노령가구들은 집을 그 사는 세대라기보다 파는 세대에 가깝기 때문에 수요보다는 오히려 공급 측면이라고 볼 수 있죠. 이 때문에 지금 당장은 전체적으로 보면 인구가 정점 단계이다 보니 아직 그 충격이 느껴지지 않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피부에 와 닿는 충격으로 느껴지는 구간으로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고요.

또 지방과 수도권도 사실 나눠서 봐야 하기는 하는데요. 지방은 사실 지금 인구가 더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거든요. 그나마 수도권의 경우 인구들이 몰려들면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어느 정도 지탱이 되는데 인구 감소가 일어나는 지방에서는 훨씬 더 이런 현상이 생각보다 빨리 일어날 수 있다고 봐요. 아마 겪고 있는 데도 있을 겁니다. 예를 들면 창원 군산 이런 지역들 가보면요. 실제로 인구 감소 효과가 그 지역 사회는 이미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선대인, 그가 계속 부동산 이야기를 하는 이유

▶ 마지막으로 말씀드리면 제가 왜 부동산 문제에 천착하게 됐냐. 원래 저도 부동산 문제를 잘 알던 사람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부동산 문제가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하고 힘들어하고 일희일비하는 현상을 보였고 국민경제 전체적으로도 가계 부채와 연결돼서 너무 많은 문제와 부작용이 생기는 걸 보면서 이 문제들을 좀 해소해 보고 싶었던 거죠.

누군가는 이런 표현을 하잖아요. ‘인생에서 자기가 가슴 뛰는 일을 하라.’ 저는 ‘내 눈물이 고이는 일을 하는 것’도 맞다고 생각해요. 부동산 문제로 이렇게 고통 받고 있는 무주택 서민들 또 한 달에 200만 원 벌어서 월세 내고 나면 별로 남는 게 없는 청년들, 비싼 임대료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는 자영업자들, 이런 사람들 보고 있으면 너무 안타까워요. 그리고 사는 지역과 집값에 따라 서로 어느 동네 아이들과 어울리지 말라는 이야기를 부모들이 하고 있는 이 세태도 너무 안타깝고요. 이런 걸 좀 해소하고 싶었습니다. 지금도 그런 마음 간절하고 그러기 위해서 부동산 문제를 계속 떠들었고 그 과정에서 기존의 어떤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제 나름대로 제 양심껏 이야기를 했죠. 그랬더니 그게 기존과 너무 색다른 이야기였고 나 혼자 딴소리하다가 틀리니까 욕을 엄청 먹었죠. 내용조차도 제대로 이해 안 하고 인터넷을 떠도는 한 두 줄 가지고 저를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너무 많은데요. 저는 좋습니다. 모든 면에서 다 이해 받을 수는 없는 거고요.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집값은 너무 높고요.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개혁돼야 될 것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한국 부동산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정부가 정책을 제대로 해야 되는 거지만 한편으로는 이 힘의 원천은 결국은 많은 시민들 국민들이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해요. 그 인식이 제대로 서야 세상을 바꿀 수 있고 또 정책도 바뀐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부동산 시장이라는 것이 그냥 단순히 내가 빚내서 투자하고 집값 오르내리고 내가 돈을 벌거나 잃거나 하는 단순히 그런 문제가 아니라 국민경제와 사회 전체 너무나 중요한 문제에요. 이 하나를 인식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역대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이종호 기자 phillies@sedaily.com, 정현정 기자 jnghnji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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