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가 증시 호황으로 과로에 시달리는 직원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2,000만 원이 넘는 특별 보너스를 지급한다. IB 업계를 중심으로 직원들의 불만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사례가 발생하자 선제 조치에 나선 것이다.
24일(현지 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는 저연차 직원과 중간 간부들에게 2만 달러(약 2,267만 원)의 특별 보너스를 지급하고, 2분기 중 월급을 인상하겠다고 공지했다. 크레디트스위스 측 대변인은 “(증시 호황으로) 전례 없는 거래량을 처리하며 고객을 지원하고, 시장 점유율을 증가시킨 직원들의 노력을 인정하고 보상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풀린 유동성으로 주식 시장에 돈이 몰리며 업무 부담을 호소하는 관련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대표적이다. 골드만삭스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 이들은 주당 평균 95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새벽 3시부터 근무를 시작해 하루 수면시간이 5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살인적인 업무강도에 회사와 직업에 대한 만족도도 10점 만점에 평균 2점에 그쳤다. 골드만삭스 ‘과로 논란’의 불똥이 튈까 우려한 씨티그룹은 금요일 화상회의를 금지하고, 뉴욕의 독립 IB인 제퍼리즈는 직원들에게 운동기구나 애플의 전자 기기 제품을 선물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호황을 누린 정보기술(IT)·게임업계에서 올해 우수 개발 인력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며 연봉 인상과 성과급 지급이 잇따르고 있다. 가령 넥슨은 지난달 1일 직원 연봉을 일괄적으로 800만 원 인상하기로 발표했고, 웹젠은 인센티브 성과급까지 1인당 평균 2,000만 원의 추가 보상을 책정했다. 카카오는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1인당 자사주 10주(취득가 기준 455만 원)씩을 지급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