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실생활 곳곳에 깊숙이 스며든 가운데 골프에도 AI 바람이 불고 있다.
경북 경주의 코오롱 호텔은 9홀 퍼블릭 코스인 가든 골프장에 AI 카트 서비스인 ‘헬로우 캐디’를 이달 도입했다. 사람 대신 지능형 자율 주행 골프 로봇이 ‘1인 1캐디’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골퍼가 짐 칸에 골프 백을 실어주기만 하면 로봇이 골퍼를 따라다니며 코스 정보, 앞 팀과 거리 등을 알려준다. 가격도 1인 1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라 도입하자마자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호텔 측은 “실시간위치추적시스템(RTLS)을 활용한 지능형 추적 기술, 자율 주행 기술이 탑재됐다. 6개월 이상 시험 운영을 거친 뒤 만족도가 높아 도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기반 골프 분석·레슨 애플리케이션(앱)도 인기다. ‘골프 픽스’라는 앱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스포츠 전체 카테고리에서 인기 앱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서울대 대학원 컴퓨터공학부 출신의 이용근(34) 골프 픽스 대표는 “영상으로 AI 분석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평소 좋아하는 스포츠에 AI 기술을 도입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일을 시작하게 됐다”며 “고정된 환경에서 정면·측면 카메라로 촬영해 분석하기에 가장 좋은 종목이 골프였다”고 설명했다.
앱을 열고 휴대폰으로 스윙 동영상을 찍으면 단 5초 만에 ‘AI 코치’로부터 실시간 피드백이 제공된다. 문제점이 포착된 동작에 색색의 선이 그어지면서 ‘다운 스윙 때 척추 각이 유지되지 않는다’ ‘백스윙 톱에서 상체가 일어난다’ 등의 구체적인 진단이 나오는 식이다. 총 49가지 진단별로 맞춤형 유튜브 레슨을 추천해주는 것은 물론 이상적인 클럽 스펙까지 제공한다. 알고리즘과 딥 러닝을 매일 개발하기 때문에 업데이트 주기도 2~3주로 짧다. 최근에는 미리 찍은 스윙 영상으로도 진단 받을 수 있는 불러오기 기능을 추가했다. 공을 치지 않는 빈 스윙도 진단해주고 꼭 클럽을 들지 않아도 돼 ‘집콕족’도 즐길 수 있다. 올여름 아이폰용 버전 출시를 앞두고 타이거 우즈 등 유명 선수의 스윙을 똑같이 따라할 수 있는 기능, 개성 있는 스윙이 굳어진 골퍼들을 위해 원하는 특정 동작만 심화 분석해주는 ‘독학 모드’ 기능도 준비 중이다.
이밖에 전남 영암의 사우스링스 영암 골프장은 AI 로봇이 음식을 서빙하고, 골프존 GDR아카데미는 자체 앱에 ‘AI 진단’ 기능을 넣었다. 구질 등 샷 정보를 8가지 유형으로 분석해 데이터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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