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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뇌염 백신, 제조사 아닌 ‘스케쥴’ 챙기세요[서지혜 기자의 건강한 육아]

일본뇌염 백신, 유일하고 현실적인 예방책

5회 사백신 vs 2회 생백신…장단점 꼼꼼하게 따져야

생백신 간 교차접종 안돼…사백신은 접종일정 중요


“아이 첫 일본뇌염 예방접종, 사백신으로 맞을까요, 생백신으로 맞을까요?”

re: “무료 생백신은 중국산이라 맞기가 꺼려져요”

re: “돈을 내고 맞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re: “국산 일본뇌염 백신은 5회나 접종해야 해서 유료로 접종 했어요”

해마다 맘카페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질문입니다. 저 역시 아이의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위해 소아과를 찾아서 이와 똑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요. 당시 의사 선생님께서도 “생백신은 중국산이니 사백신으로 하세요”라고 답했습니다. 저는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무려 5회나 맞아야 하는 사백신을 선택했고 현재 3차까지 접종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아이가 어릴 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예방접종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일본뇌염 접종은 선택이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사백신과 생백신이라는 다소 생소한 용어부터시작해 접종횟수, 제조국가, 비용 등 모든 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인데 생전 처음 듣는 용어로 가득차 있으니 부모님 입장에서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없죠.

오늘 [건강한 육아]는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도우미’를 참고해 일본뇌염 백신에 대해 알아봅니다. 결론부터 미리 ‘스포’하자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4가지 종류의 백신은 모두 국제적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받은 ‘좋은’ 백신입니다. 오히려 이보다 중요한 건 아이가 최초 접종한 백신을 기억하고 있는 것과, 접종 일정을 잘 따라가는 것인데요. 일본뇌염 백신의 접종 방법과 유의사항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예방접종, 일본뇌염 유일한 예방법


사진=이미지투데이




일본뇌염은 작은빨간집모기라는 모기에 물릴 때 발생하는데요, 지난 23일 질병관리청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이 모기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길게는 10월까지 발견된다고 하니 앞으로 6개월 이상 조심해야 하는 셈입니다. 일본뇌염은 감염돼도 대부분 무증상인데요, 간혹 20~30%는 사망에 이르기도 하며 뇌전증, 국소신경장애 등 위중한 질환으로 이어지는 후유증도 생길 수 있습니다.

질병청은 일본뇌염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긴 팔 옷을 입고 논, 밭, 산에 가지 말라고 조언하는데요, 육아하면서 이런 식으로 일본뇌염을 예방하는 건 사실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질병관리청은 일본뇌염 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해 신생아에게 무상으로 예방접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백신은 사실상 일본뇌염의 실질적이고도 유일한 예방책입니다.

2회 생백신 vs 5회 사백신…중요한 건 제조사 아닌 ‘스케쥴’




국내에서 유통되는 일본뇌염 백신은 사백신과 생백신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사백신은 녹십자(006280), 보령바이오파마가, 생백신은 글로박스(중국), 사노피(프랑스)가 제조해 공급합니다. 사백신은 죽은 일본뇌염 바이러스의 일부를 사용해 만든 백신이고, 생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의 독성을 제거한 ‘약독화’ 백신입니다.

현재 국내 유통되는 사백신은 모두 아프리카 원숭이의 신장세포에서 유래된 ‘베로세포 불활성화’ 백신인데요, 녹십자와 보령 2곳에서 나오지만 모두 원료를 일본에서 수입해 오기 때문에 브랜드에 따른 차이는 없습니다.

사백신(녹십자·보령바이오파마)은 만 12세까지 5회에 걸쳐 접종합니다. 이 때 중요한 건 ‘스케쥴’인데요. 생후 12~23개월 사이 1차 접종을 한 후 7~30일 사이 2차 접종을 해야 합니다. 이후 12개월 뒤 3차 접종을 합니다. 36개월 안에 3차 접종을 완료하고, 만 6세, 만 12세 때 4,5차 접종을 합니다. 총 5회 접종으로 아이는 평생 일본뇌염에 대한 면역력을 갖게 됩니다.

생백신은 중국 글로박스의 ‘씨디제박스’와 프랑스 사노피의 ‘이모젭’이 있습니다. 씨디제박스는 햄스터 신장세포에서 유래했고, 이모젭은 사백신과 같은 베로세포에서 유래한 재조합 키메라 바이러스 생백신입니다. (어렵군요, 어려워) 생백신(사노피·글로박스)은 생후 12~24개월에 1회 접종한 후 12개월 후에 2차 접종을 합니다. 2회만 접종함으로써 일본뇌염 면역이 완성되는 셈입니다.






얼핏 들으면 생백신의 장점이 사백신에 비해 명확한 듯합니다. 맞습니다. 사백신을 접종했는데 중간에 한 번이라도 접종을 놓치면 일정이 꼬여버리는 데다, 아이를 데리고 5회나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에 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실제로 이런 이유로 만 6세에 맞는 일본뇌염 4차 접종률은 91.3%로 다른 백신보다 접종률이 낮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일부 의사 선생님들은 왜 생백신이 아닌 사백신을 추천하는 걸까요? 우선 사백신은 역사가 오래되고 임상 경험이 많은 안정적인 백신입니다. 생백신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데요. 지난 2013년 글로박스의 백신 공급이 주단된 일이 있습니다. 허리케인이 미국을 강타하면서 글로박스 원료 생산 공장이 파괴된 탓이죠. 1차 접종에서 생백신을 선택했는데, 이런 공급 중단 사태가 발생하면 2차 접종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사백신은 모두 국내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서 좀 더 자유로운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프랑스 사노피의 생백신 이모젭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영유아와 성인에게 접종이 허가 된 일본뇌염 백신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4종의 백신 중 유일하게 유료로, 7만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글로박스→사노피, 교차 접종 안돼…예방접종 주의사항은?


일본뇌염 백신은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질병청 지침을 통해 Q&A형식으로 알아보겠습니다.

1. 서로 다른 브랜드 백신의 교차 접종이 가능한가?

→생후 1회 접종을 생백신 중 한 가지로 했을 때는 2회 접종에도 같은 브랜드의 백신을 접종해야 합니다. 생백신 간(이모젭, 씨디제박스) 교차접종은 안됩니다. 또한 사백신을 접종한 후 생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권하지 않습니다.

2. 접종을 놓쳐 2세에 1차 접종을 했다면?

→생백신 접종자는 3세에 바로 2차 접종을 시행해 접종을 종료하고, 사백신 접종자는 3세에 2차접종, 1년 후 3차 접종을 시행합니다. 3차 접종을 4세 이후에 하게 되면 만 6세에 하는 접종은 건너뛰고 만 12세에 4차 접종을 한 후 접종을 종료합니다.

3. 만 11세 이후에 처음 일본뇌염을 접종하게 됐다면?

→사백신을 만 11세 이후 처음 접종하게 되면 나이와 관계 없이 기초 3회만 접종합니다. 10세 이후에 3,4차 접종을 하게 됐을 때도 더 이상 추가 접종하지 않고 4회에 접종을 완료합니다.

4. 생백신 1차 접종 후 2차를 너무 빨리 맞았다면?

→생백신은 1,2차 간격 12개월을 권하지만 최소 4주 이상의 간격으로 2차 접종이 이뤄졌다면 접종이 인정되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5. 일본뇌염 백신을 다른 예방접종 백신과 함께 접종해도 되나요?

→사백신은 MMR, DTaP과 동시 접종해도 문제가 없었으며, 다른 백신과 동시 접종에 대한 연구는 아직 없습니다. 생백신은 MMR과 동시접종은 문제가 없었으며 다른 백신에 대한 연구 결과는 없습니다. 단, 다른 백신과 함께 접종할 때는 다른 주사기로 다른 부위에 접종해야 합니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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