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란과 중국이 25년간 전방위적인 장기 협력을 갖는 협정을 체결한다.
27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중국과의 수교 50주년을 맞아 양국이 향후 25년간 정치·전략·경제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하는 문서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로 예정된 협정 체결식에는 전날 밤 테헤란에 도착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참석한다.
이번 협정은 지난 2016년 중국의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이란 방문 때부터 논의돼 왔다는 게 하티브자데의 설명이다. 그는 "두텁고 깊으며, 각별한 차원의 양국 관계가 이번 협정문에 담길 것"이라며 "이미 관련 문서가 양국 간에 여러 차례 오갔고 이번에 서명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이 체결할 협정문에는 경제 부문을 중심축으로 하는 포괄적인 협력 로드맵이 담긴다.
주목할 것은 이란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둘러싸고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란과 정치·경제·무역·군사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와 대립하고 있는 중국이 서로 힘을 합치는 모양새다. 이란으로서는 경제봉쇄의 돌파구를 찾는다는 점에서, 중국은 자신의 영향력을 중동까지 뻗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미국의 민주국가 동맹에 대항할 새로운 우군을 얻는다는 점에서 이점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약에는 양국 민간분야의 협력도 포함된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정교한 문화, 대중문화, 미디어 기반 없이는 포괄적인 전략 참여가 어렵다. 이 문제도 문화 분야에 언급될 것"이라며 "이번 협정문이 향후 25년간 양국 관계의 로드맵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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