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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 사고는 누구 책임? '보험공방' 치열할 듯

/AP연합뉴스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발생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사고 처리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피해를 누가 물어줄지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 통신은 27일(현지시간)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와 관련해 수억 달러의 보상금이 지급될 수 있으며, 이해당사자 간 책임 전가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해운업계부터 원자재 산업까지 이번 사고로 악영향을 받은 이들이 손실 보상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에버기븐호나 운항이 중단된 다른 배에 실린 화물 소유주들이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경우 이들 보험사는 다시 에버기븐호 선주에 손실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에버기븐호 선주는 다시 보험사에 의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컨테이너선 자체 피해의 보상 여부도 주목된다. 통상 이 같은 선박은 1억∼2억 달러(약 1,100억∼2,300억원) 정도의 보험금이 보장된 보험에 가입하는데, 실제 보험금은 선박의 피해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에버기븐호의 프로펠러가 모래 제방에 박힌 점을 감안하면 피해가 심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상에서의 손실 비용에 대해 소유주와 보험업자가 공동으로 분담하는 이른바 공동해손(general average loss)이 선언되면 보험금 지급 등도 복잡해지면서, 절차가 완료되기까지 수년이 소요될 수도 있다.



이번 사고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곳 중 하나가 영국 P&I 클럽(U.K. P&I Club)이다.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제3자 책임보험을 담당하는 일종의 상호보험인 P&I 클럽 13곳 중 한 곳인 영국 P&I 클럽은 '에버 기븐'호의 인프라 손상이나 장애 손실 등을 보장한다. P&I는 구조 및 인양 비용, 매출 손실 등도 커버하는데, 에버기븐호의 운항 재개 시점이 불분명한 만큼 이에 대한 계산 자체가 불가능하다. 만약 배에 실린 컨테이너를 다시 하역해야 할 경우 비용이 크게 불어나면서 P&I의 부담이 더 커질 수도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사고의 책임 공방에서 수에즈 운하 당국은 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수에즈 운하 항해 규정에 따르면 수에즈 운하 측 도선사가 배에 탑승해있더라도 사고가 나면 선주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 발생 당시 '에버 기븐'호에는 2명의 수에즈 운하 측 도선사가 탑승해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난업체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투입된 네덜란드 업체 '스미트 샐비지'는 배와 화물의 가치를 토대로 성공보수를 받는데, 에버기븐호의 경우 이 성공보수가 수억 달러에 달할 수도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이밖에 수에즈 운하가 가로막히면서 발생한 글로벌 교역 장애로 인한 손실은 보상이 가능할지조차 불투명하다.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우회 노선을 택한 선박들은 에버기븐호 선주 등에 추가 비용을 요청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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