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국방당국이 감염병 사태로 지난해 중단됐던 전략대화를 재개하고 한반도 평화정착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다만 북한의 최근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러시아가 말을 아껴 한국과 다소간의 온도차를 보였다.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29일 오전 알렉산드르 포민(Alexander Fomin) 러시아 국방차관과 1시간30여분간 ‘제 4차 한·러 국방전략대화’를 개최하고 국방교류협력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뒤 오찬을 함께 했다. 양국이 2012년부터 열어온 차관급 정례회의체인 국방전략대화는 지난해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최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복원됐다.
이날 전략대화에서 박 차관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이루어진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진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을 당부하였다. 박 차관은 미얀마 정세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 미얀마 국민들의 반대시위에 대한 군과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을 규탄하고, 이러한 폭력이 즉각 중단될 것을 국제사회와 함께 촉구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포민 차관 역시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해 가기로 했다. 양측은 대한민국의 방공식별구역(카디즈·KADIZ) 등과 관련해서도 폭넓은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포민 차관은 별다른 공식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그간 협의해 온 국방협력협정을 체결하여 국방교류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서 국방 당국 간 전략적 소통을 위한 협의체 정례화 및 고위급 인사교류 활성화 등 실질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오는 9월과 12월 각각 한국에서 개최되는 서울안보대회, 유엔 PKO장관회의에 러시아측의 참가를 희망하는 우리측 요청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포민 차관은 지난 28일 방한했으며 30일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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