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9일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을 통해 검찰 인력 500명이 투입된 것과 관련해 "(부동산 투기) 수사가 확대되면, (검찰의 6대 중요 범죄) 직접 수사 범위로 (사건이) 들어올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서 이날 제7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 이후 검찰 인력 투입과 관련한 질문에 "6대 범죄의 직접 수사 범위 내 사안으로 (사건이) 구체적으로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반부패정책협의회 이후 브리핑을 통해 "43개 검찰청에 부동산 투기사범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500명 이상의 검사와 수사관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법조계에서는 경찰이 부동산 투기 수사를 전담하고, 검찰이 측면을 지원하게 되면서 수사 속도가 늦다는 지적이 있었다. 게다가 검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6대 범죄만 직접 수사가 가능해 부동산 투기 수사를 제도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6대 범죄는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로 부동산 투기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박 장관은 "6대 범죄는 시행령에 명확하게 대상과 범죄가 규정됐다"며 "(하지만) 검경 수사협력 차원에서 크게 문제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수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정치권에서 제기된 한국토지주택공사 특별검사 도입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언급할 사안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이날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 사건과 관련한 첫 연석회의를 열고 양 기관의 역할 분담에 대해 논의했다.두 기관은 한명숙 사건과 검찰의 직접 수사 관행에 대한 감찰을 통해 개선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박 장관은 합동 감찰 참여자 전원으로부터 보안각서를 받으라고 지시했다. 박 장관은 보안각서를 받으려는 이유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감찰의 순수성을 평가 받으려면 보안이 유지된 후 여러 사람을 거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공정한 감찰이 되기 위해 보안이 생명"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의 '보안각서'는 감찰을 담당할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과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 친정부 성향이고 고발로 수사 대상에 올라 감찰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양종곤·손구민 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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