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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중단·공급지연 불안한 백신 수급…'11월 집단면역' 달성할 수 있나

코백스 AZ백신 도입시기 4월로 늦춰지고 물량도 축소

인도 백신수출 중단…EU도 수출때 회원국 승인 받도록

서울 동작구 보건소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을 냉장고에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이 상황이 불안정해지면서 국내 백신 접종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이 치열한 백신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일부 국가의 경우 자국내 물량 확보를 위해 '수출 중단' 카드까지 꺼내들고 있다.

다음 달부터 75세 이상 고령층을 시작으로 일반인 대상 접종을 본격화해 상반기까지 국민 1,200만명에 대한 접종을 마친다는 계획을 세운 정부도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백신 수급 상황에 따라서는 정부가 제시한 ‘11월 집단면역 달성’이라는 목표가 일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천구 보건소 의료진이 센터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방문 접종에 앞서 소분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백스의 AZ백신 공급 일정 늦춰지고 물량도 줄어…추후 일정도 차질 예상

30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확보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내달 중순 이후에야 국내에 들어올 전망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약 69만회분(34만5,000명분)은 당초 31일 네덜란드 현지에서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운송 개시 일정이 4월 셋째주로 밀렸다. 구체적인 날짜는 아예 언급도 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추진단은 "저소득 국가에 배분될 예정이었던 인도 세럼연구소 생산 아스트라제네카 물량의 공급 일정이 지연됨에 따른 것"이라면서 "세부 일정은 코백스 측과 협의 중"이라고만 설명했다. 현지 통관, 운송 등에 적어도 2∼3일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도착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일정만 늦춰진 것이 아니라 정부가 받게 될 물량도 43만2,000회분(21만6,000명 분)으로, 당초 알려진 것보다 25만8,000회분이 줄었다. 약 12만9,000명분의 일시적 '공백'이 생기는 셈이다.

이후의 공급 일정 역시 불투명하다. 코백스로부터 추가로 받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41만1,000회분(70만5,000명 분)은 내달 22일부터 운송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앞선 일정이 지연돼 이 역시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정은경 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나머지 물량에 대해서도 가능하면 5월 중에 공급하는 것으로 통지를 하고 있는데 그 부분도 조금 변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각 제약사와 개별 계약한 백신들 역시 구체적인 도입 일정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5∼6월 중에 700만회분(350만명 분)이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며 2분기 도입 예정인 화이자 백신(600만회분)은 일단 4, 5월에 각각 100만회분, 175만회분이 공급될 전망이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5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AZ)가 EU와 계약을 한 만큼 역내 국가들에 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충분히 공급할 때까지 EU 밖으로의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각국 백신 확보 경쟁 격화…"범정부 역량 동원해 백신 확보 노력"

전체적으로 앞으로의 백신 공급 상황을 낙관하기 힘들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확보 경쟁이 점점 더 심화하면서 이미 곳곳에서 '백신 수출 금지'가 거론되고 있고, 백신의 원료 수급 또한 원활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영국 BBC방송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의 백신 공장'으로 불리는 인도에서는 자국 내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심상치 않자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수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현재 인도의 백신 수출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적어도 4월 말까지는 수출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럽연합(EU)은 코로나19 백신 부족 문제에 직면하자 지난 1월 30일부터 제약사들이 역내에서 생산한 백신을 역외로 수출할 때 회원국의 승인을 받도록 한 상태다. 특히 노바백스의 경우 원료 물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EU와의 계약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분기 백신 도입 일정 계획은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된 양상이다. 노바백스, 모더나, 얀센 등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었던 백신 3종은 2분기 시작을 코앞에 둔 현재까지도 언제, 어느 정도의 물량이 먼저 들어올지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로서는 범정부 역량을 동원해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나 뾰족한 묘수는 없는 게 사실이다. 정 단장은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이 불안정하고 부족한 상황인 게 맞다"면서도 "최대한 제약사와 협의하고 외교적인 역량 등을 발휘해서 백신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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