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30일 두 번째 TV 토론을 앞두고 부동산 문제를 부각하며 문재인 정부 심판론에 총공세를 퍼부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보다는 정권 실정 공격에 집중해 지지세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오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롯데백화점 앞에서 집중 유세를 열고 서부권 민심 공략에 나섰다. 영등포구는 서울시장 선거의 바로미터라고 불린다. 지난 2010년 이후 영등포구에서 후보들이 얻은 득표율이 서울시장 선거 전체 득표율과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나경원 전 의원도 이날 유세에 나와 오 후보를 지원했다.
오 후보는 부동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의 무능함을 심판하자고 호소했다. 오 후보는 “(현 정부가 잘못한 점을) 하나만 꼽으라면 어렵고 가난한 분들을 더 어렵고 가난하게 만든 게 제일 잘못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 만원 들고 왔다가 팔천원 밖에 못쓰고 이천원은 아껴야 전·월세 오르는 걸 감당하기 때문에 시장이 안 돌아가고 살 물건이 안 팔리고 악순환이 생긴다”고 했다. 오 후보는 “(시장이 되면) 부익부 빈익빈이 아니라, 위는 아래로 아래는 위로 (가는) 중산층이 두터워지는 서울시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오 후보측은 전날 경질된 김상조 전 정책실장을 거론하며 현 정권이 ‘내로남불’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맹폭했다. 오 후보는 “김상조란 분은 임대차 3법을 강행해서 만든 장본인인데 본인은 계약기간이 되기도 전에 돈을 많이 올려 재계약했다. 이래서 사표 쓰고 나갔다”며 “이게 문재인 위선 정권의 가장 최근 사례다”고 했다. 나 전 의원도 “김상조 사건으로 국민들이 우리쪽에 누가 나오든 무슨 얘기가 나오든 2번 찍겠다 결심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김 전 실장은 지난해 7월 임대료 인상 폭을 5%로 제한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시행 직전에 자신이 전세를 준 아파트 보증금을 14% 넘게 올린 게 드러나면서 논란을 빚었다.
이날로 닷새 째 오 후보와 공동 유세에 나서게 된 안 대표는 실업률·외교·검찰개혁 등을 거론하며 폭넓게 정부를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일자리 정부 만들겠다며 일자리 전광판을 크게 만들어 대통령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자랑했었는데 지금 그 전광판은 어디로 갔느냐”며 “혹시 요즘 동네에 물건 파는 사이트들 많은데 그 사이트에 판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2019년 경제성장률이 2.1%라고 말했는데 전문가들은 그 중에 1.5%포인트가 세금으로 만든 것이고 나머지 0.5~0.6%포인트가 실제로 만든 거라 한다”며 “(정부가) 세금주도성장을 한 것”이라 말했다.
한편, 오 후보는 유세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 토론회에서 자신을 둘러싼 ‘내곡동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오 후보는 전날 박 후보가 TV토론회에서 오 후보의 내곡동 토지보상 당시 단독주택용지를 추가로 특별 분양 공급 받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알고보니까 돈을 주고 (택지를) 살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었다”며 “거기서 얻은 이익은 없는 걸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토론회에서 “기억 앞에 겸손해야 된다”는 발언이 당시 내곡동 땅 측량 때 있었다는 의미냐’는 기자의 질문엔 “그렇지 않다. 어제 말한 대로,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고만 답했다.
오 후보와 박 후보는 오늘(30일) 다시 한번 TV토론회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하는 ‘후보자 초청 토론회’는 이날 오후 10시 이수봉 민생당 서울시장 후보까지 참여해 ‘3자 토론’으로 진행된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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