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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진핑 “가느냐 마느냐” …美 주도 기후정상회의 참가 딜레마

참가시 정책대안 없어…직전 보아오포럼 흥행도 문제

지난 2015년 미국 방문시 당시 바이든 부통령을 만난 시진핑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기후 정상회의’ 참가여부를 놓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참가하자니 새로운 기후변화 대안을 내놓아야 하고 참가 않자니 그동안 주장해온 국제협력·다변주의 주장을 스스로 깨는 모양세이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중국이 미국의 초청을 받은 지 일주일이 지난 상황에서도 여전히 ‘참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기후협력을 통해 중미 간 교착상태를 해결하려는 중국의 정치적 딜레마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앞서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기후 정상회의 참가 여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오는 4월 22~23일 화상으로 열리는 기후 정상회의에 40개국 정상을 초청하면서 시진핑도 포함시켰다. 시 주석이 기후 정상회의에 참석하면, 화상이긴 하지만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후 양국 정상이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문제는 기후 정상회의에 참석시 중국이 두 가지를 해결해야 한다는데 있다. 우선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 중국이 진일보한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문제다. 그와 함께 미중 갈등의 전방위적인 확산에 대해서도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화상 연설에서 2030년 전까지 탄소 배출량을 감소세로 전환하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최대의 탄소 배출국인 중국이 국제무대에서 탄소중립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시 주석의 연설이 처음이었다.



관건은 국제적인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실행계획이다. 시 주석은 이후로도 탄소중립 목표를 여러차례 재확인 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지난해 중국의 탄소배출량이 오히려 더 늘었다는 통계도 나왔다.

미중 갈등에 대한 대안은 더 어려운 문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국 정책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는 바이든 정부에게 계속 반대만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양보하기도 어려운 문제다. 중국은 계속 핵심이익에 대한 미국 측의 공세 중단을 선결조건으로 요구해 왔다.

SCMP는 “화 대변인의 발언은 중국이 지난해 야심 차게 선언한 기후변화 대응 약속을 이행하고, 미국과의 관계에서 경쟁과 협력 사이 균형을 모색하는 문제에서 모두 어려움에 처해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주도의 기후정상회의가 열리기 직전인 4월 18~21일 중국은 하이난에서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이라는 보아오포럼을 연다. 현재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과시하는 상황에서 올해 첫 오프라인 국제회의인 이 행사에 시진핑이 참석할 가능성이 큰다.

시 주석이 보아오포럼에는 참석하고 바로 다음날인 기후 정상회의에 불참할 경우 국제협력에 이중 기준을 갖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여지도 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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