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발생한 최악의 열차 사고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위로 메시지를 보낸 날 중국 군용기가 또다시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해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대만 매체에 따르면 전날 오후 중국 인민해방군 윈(Y)-8 대잠초계기 한 대가 대만 서남부 ADIZ에 진입했다. 대만군은 이에 초계기 출격과 경고 방송, 방공 미사일 부대의 레이더 추적 등으로 대응했다.
최근 중국 군용기의 대만 ADIZ 침범은 일상적인 일이 됐다. 중국은 대만이 최근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연일 무력시위를 펼치고 있다.
다만 군용기가 대만에 접근한 날은 시 주석이 지난 2일 발생한 대만 열차 사고와 관련해 위로 메시지를 전한 날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전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숨진 동포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 및 부상자 동포들을 진심으로 위문했다”면서 “부상자들이 조속히 건강을 회복하기를 기원했다”고 밝혔다.
앞서 2일 오전 대만 북동부 화롄에서의 대형 열차 사고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참사가 일어났다. 이날은 대만의 명절인 칭밍제(淸明節) 연휴를 앞두고 고향으로 가는 사람이 많아 피해가 늘었다. 칭밍제는 중국에서도 중시하는 명절이다.
앞서 중국이나 대만의 명절인 2월 춘제(설날) 연휴 기간에도 중국 군용기가 연일 대만 ADIZ를 침범해 상대적으로 친중 입장인 국민당 측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지스 구축함을 중국 창장(양쯔강) 하구에 접근시키며 중국을 견제했다. 4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싱크탱크인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은 자동선박식별장치(AIS)를 분석한 결과 미 이지스함 USS 머스틴이 동중국해 인근 창장 하구 인근에 나타났고 남쪽을 향해 나아갔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며 “미군이 최근 동중국해로 빈번하게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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