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를 통해서 이 땅의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꼭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지난 3일 부산 북구 화명동 롯데마트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정권을 심판하자는 취지의 연설을 마치고 “됐나?”라고 세 번 외치자 시민들은 “됐다!”고 화답했다.
이날 박 후보는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빨간 우의를 입고 부산 북구의 구포시장·뉴코아아울렛 등지를 누비며 집중 유세를 벌였다. 유승민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이재오 상임고문도 박 후보와 유세를 함께했다.
박 후보의 지지세는 시민들의 반응에서 실감할 수 있었다. 박 후보가 거리를 지나가자 시민들은 악수를 청했고 박 후보와 사진을 찍기도 했다. 또 박 후보가 유세 차량에 올라 있으면 지나가는 차들이 경적을 울렸고 운전자가 창문을 내리고 손을 흔들기도 했다.
박 후보 지원 유세를 위해 서울에서 내려온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현장 분위기를 올리는 데 일조했다. 태 의원은 "부산 유세 지원은 처음이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았다"며 "비가 오는데 마지막 저녁 유세 시간에도 많은 주민들이 모여들어 열렬히 환호하는 모습을 봤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만난 부산 시민들은 정권 심판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화명동에 거주하는 손 모(69) 씨는 “(더불어민주당에) 정권을 맡겨놨더니 결국 상태가 안 좋다”며 “이번 투표의 주목적은 바꾸자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물론 박형준도 해운대 살고 빌딩도 있어 떳떳할 건 없다”면서도 “정권에 대한 민심이 안 좋다”고 강조했다. 개인택시 기사 차 모(70) 씨는 “자식이 둘인데 젊은이들이 집을 살 수가 없다.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라면서 “이번 선거를 왜 하게 됐나. 김영춘은 택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전투표를 하지 않은 시민들 중에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국민의힘 역시 탐탁지 않아 하는 사람도 간혹 눈에 띄었다. 뉴코아아울렛의 한 상인은 “뉴스를 보면 머리가 아파서 안 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 문제가 너무 많다”며 “투표는 하러 갈 거다. 근데 둘 다 똑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60대 택시 기사는 “버스전용차로를 추진한 서병수가 싫어서 지난번에 오거돈을 찍었는데, 오거돈은 버스전용차로를 철회하겠다는 공약을 안 지켰다”며 “이번에는 투표장에 안 갈까도 생각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본투표 전까지 사전투표를 안한 시민의 마음을 사려는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금태섭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부산을 찾아 박 후보의 막판 유세에 화력을 집중했다.
/부산=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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