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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 ‘안미경중’식 줄타기 외교 접을 때 됐다

우리 정부가 3일(한국 시간)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와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잇따라 가진 것은 위험한 ‘줄타기 외교’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미중 패권 다툼이 벌어지는 대만을 코앞에 둔 중국 샤먼으로 달려간 것은 부적절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에게 미국은 동맹이고 중국은 굉장히 중요한 파트너”라며 외교장관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 정부는 한중 회담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다시 내세우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조기 방한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였다. 정 장관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조기에 시 주석의 방한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중국 외교부의 발표문에는 시 주석 방한 문제가 쏙 빠진 채 엉뚱하게 백신 협력 사업이 등장했다. 팽창주의를 강화하는 중국에 또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우리 외교부는 미국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에서도 ‘북미 협상 재개’에 합의했다고 설명했지만 백악관의 언론 발표 자료에서는 이를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 측은 오히려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을 강조해 한미 간의 이견이 노출됐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정부는 더 이상 한미일 공조 체제의 약한 고리인 한국을 흔드는 중국의 공세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 미국은 우리에게 중국 견제를 위한 연합체인 ‘쿼드(Quad)’에 참여해주기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 국익과 안보를 위해 이제는 중국 눈치 보기에서 벗어나 자유·인권·법치를 중시하는 가치 동맹에 참여할 때가 됐다. 이를 위해 ‘쿼드’ 또는 ‘쿼드 플러스’ 참여 의사를 분명히 표명해야 한다. 안보에서는 미국, 경제에서는 중국과 주로 협력하자는 ‘안미경중(安美經中)’식 회색 외교는 국제사회의 외톨이 신세를 더 부추길 뿐이다. 이제는 ‘전략적 모호성’에서 벗어나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 동맹을 중시하면서도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당당한 외교로 나아가야 할 때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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