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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바이크]<117>할리데이비슨의 첫 어드벤처, '팬아메리카 1250'가 등장한 배경

계속된 실적 악화에 CEO 교체·신시장 개척 등 필연적인 변신

사전예약 프로모션…2,900~3,190만원+가드·투어백까지


안녕하세요. 잊을 만하면 꾸역꾸역 돌아오는 두유바이크입니다. 생업과 시즌오프를 핑계로 너무 오랜만에 돌아왔더니 스스로도 어색하기 짝이 없네요. 별로 궁금하지 않으시겠지만 강제로 제 소식을 들려드리자면, 사실…별 건 없었습니다. 3월에 바이크 봉인을 해제했고(울프, 390듀크만 해제하고 W800은 아직도 동면중) 이제 박투어가 가고싶어서 미칠 것 같습니다.

오랜만의 TMI가 반가우셨길 바라며. 오늘의 주제는 할리데이비슨의 첫 어드벤처 투어러인 팬아메리카(Pan America™)1250입니다. 온오프로드를 모두 주파할 수 있는 할리데이비슨이라니, 조금 많이 낯설죠. 사전예약과 프로모션 소식(사실 뒷북)뿐이면 이 기사를 읽으실 필요가 없으니까 왜 우리 할리가 달라졌는지 정리해봤습니다.

각진 헤드라이트가 팬아메리카 1250의 매력 포인트. /사진제공=할리데이비슨코리아




(☞여기서부터 아래의 가운데제목까진 스킵하셔도 됩니다.)

팬아메리카 1250의 출시를 기다리는 분들이 많을텐데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사전예약이 시작됐습니다. 제일 중요한 가격부터. 팬아메리카 1250이 2,900만원, 팬아메리카 1250 스페셜이 3,190만원입니다. 출고는 오는 6월 예정이라 아직 좀 멀었지만 지름신에 씌인 분들은 개의치 않으시겠죠? 게다가 이번에 예약하시는 분들은 프로모션으로 가드 3종·새들백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팬아메리카 1250 스페셜은 여기에 투어백까지 추가되구요. 어드벤처 바이크는 역시 삼박스로 완성되니까요.

투어백을 단 팬아메리카 1250 스페셜. /사진제공=할리데이비슨


성능은 어떨까요. 할리데이비슨에서 야심차게 새로 개발한 1,252㏄의 수랭식 V트윈 엔진은 ‘레볼루션 맥스’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8,750rpm에서 최대 150마력을, 6,750rpm에서 128N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고. 듀얼 파워트레인 덕분에 중량(공차중량 245kg)과 무게중심 모두 낮춰서 민첩한 핸들링이 가능할 거라네요. 시트고도 807mm로 경쟁 기종들 대비 매우 낮은 편이라 국내 시장의 반응이 어떨지 꽤 궁금해집니다. 제원표만 봤을 땐 1,200㏄급 어드벤처 선수들 중 일등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디서 절대 뒤처지진 않을 것 같습니다.

라이딩 모드는 총 5종(스포츠·로드·레인·오프로드·오프로드 플러스). 심지어 라이더가 직접 자신만의 커스텀 모드를 만들 수도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스페셜 모델에는 정차하면 자동으로 서스펜션의 높이가 낮아지는 어댑티드 라이드 하이트(ARH·Adaptive Ride Height), 세미 액티브 프론트·리어 서스펜션과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TPMS)까지. 할리 맞나 싶을 정도로, 할리데이비슨이 작정하고 만든 것 같습니다.

우리 할리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


할리데이비슨의 변신은 미국 본사에서부터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26년 동안 ‘할리맨’이었던 매튜 레바티치 최고경영자(CEO)가 2020년 2월 사임하고 요헨 자이츠 CEO가 새로 취임했는데요. 자이츠 CEO는 푸마, 케링 그룹(구찌, 입생로랑, 보테가 베네타 등을 거느린 프랑스 명품 기업) 등에서 경력을 쌓아 온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정말 뜬금없이 등장한 건 아니고 2007년부터 할리데이비슨의 이사회 멤버로서, 그리고 2011년부터는 할리데이비슨 사내 지속가능성 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경영에 간접적으로 참여해오긴 했습니다.

뜬금없는 등장은 아닙니다




그래도 자이츠 CEO의 주 무대가 패션업계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할리데이비슨이 어디로 튈지 많이 기대됩니다. 케링 그룹에서의 경험을 살려 ‘럭셔리’ 전략을 쓸지, 푸마처럼 대중적인 마케팅을 할지, 제 상상력은 여기까지지만 모쪼록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라이더 입장에선 잘 나가는 바이크 제조사가 많을수록 좋으니까요.

혹시나 오해하실까봐 덧붙이자면 팬아메리카는 할리데이비슨의 CEO 교체 전부터 이미 콘셉트카가 공개된 모델입니다. 할리데이비슨의 변화는 이미 예고된 사건이었던 거죠.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게, 할리데이비슨의 글로벌 매출은 2015년부터 감소세입니다. 본거지인 미국에서 판매량이 줄어드는 건 그렇다 쳐도 신흥 시장인 아시아태평양이나 중동·남미에서는 잘 팔려야 될텐데 현실은 만만치가 않습니다. 지난해는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전세계 판매량이 확 줄었고 적자전환, 구조조정, 신용등급 강등 같은 흉흉한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할리데이비슨 글로벌&지역별 판매량 추이. /자료=할리데이비슨 IR


할리데이비슨은 미국에서도 베이비부머 라이더들의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일제든 유럽제든 경쟁사 바이크보다 대체로 비싸서(물론 그래서 더 갖고 싶어지기도 합니다만;;;) 젊은 층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면도 있을 듯하구요. 기존 할리데이비슨 오너들의 강력한 충성심은 여전하지만 새로운 고객들도 데려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다 보니 젊은층을 위한 엔트리 모델도 강화하고, 첫 전기 바이크인 라이브와이어와 첫 어드벤처 모델인 팬아메리카 1250도 선보이게 된 거죠.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할리의 변신이 시장에서 먹힐까요? 팬아메리카 1250의 성공 여부에 더더욱 관심이 모이는 이유입니다.

미국에선 “우리 땅에서 최초로 개발해 생산까지 한 어드벤처 모델”이라는 애국심 마케팅도 적극 진행중. 팬아메리카 1250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요크 공장에서 생산되거든요. /사진제공=할리데이비슨 코리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봅니다. 저도 바이크를 타기 시작한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우리나라 중장년층 남성들 중 할리데이비슨에 로망 없는 분들 참 드뭅니다. 대부분은 가족들의 반대로 포기한 상태긴 하지만요. 이 분들이 언젠가 꼭 로망을 이루시길 바랄 따름입니다. 그리고 젊은 분들 중에서는 할리데이비슨을 정말 힙하게, 멋있게 타시는 분들이 눈에 많이 뜨입니다. 미국 본사가 잠깐 어렵다 한들 할리데이비슨만의 그런 멋짐은 변함이 없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할리데이비슨 코리아는 매월 ‘모듬 프로모션’으로 라이더들을 항시 유인(…)하고 있는데요. 4월에도 최대 300만원 할인(20년식 일부 모델), 적립금, 무이자 할부 등등이 제공된다 합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홈페이지로 고고! 라는 말씀을 드리며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 118회는 금방 들고 찾아올테니 잊지 말아주세요(제발).

※미국 설문조사(2018년)긴 하지만 덧붙여봅니다. 베이비 부머들은 ‘멋있어서’ 바이크를 사지만 밀레니얼들은 ‘편한 이동’을 위해 바이크를 산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고(CNBC 기사 원문 클릭). 케바케긴 하지만 이런 경향이 나타나는 바람에 많은 바이크 제조사들이 걱정하고 있다네요.

/유주희 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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