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미얀마 전 지역의 여행경보를 3단계(철수권고)로 상향한 데 이어 미얀마 사태 대응을 위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구성하겠다고 5일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31일 (미얀마 양곤에서) 신한은행 통근 버스에서 피격당한 현지 직원이 4월 2일 사망했다”며 “'만약 우리 국민이 차에 탔으면 어떻게 됐을까'하며 경계를 높이게 됐다. 그래서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중대본으로 격상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중대본 체제로 전환한 만큼 더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2019년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건 당시에도 5월부터 7월까지 중대본 체제로 전환해 선박 사고에 대응한 바 있다.
태국과 미얀마의 국경에서 활동하는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 Assistance Association for Political Prisoners)의 사망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일을 기점으로 미얀마 내 누적 사망자 수는 557명으로 추산됐다. 또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 발생과 함께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지난 2월 1일부터 3월 16일까지의 사망자 수만 202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미얀마 양곤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은 3,350명으로 추산됐다. 아울러 양곤은 신한은행 등 금융 기업 28개와 봉제 공장 100개 등 총 251개의 국내 기업이 위치한 곳이다. 특히 양곤의 시위 빈발 지역인 사우스다곤에 우리나라 교민이 다수 거주하고, 인근 지역인 훌라잉따야에는 국내 기업이 다수 분포돼 있다.
외교부는 주재원 가족이 많이 거주하는 네피도(재외국민 30명·국내기업 2개)와 만달레이(재외국민 120명·국내기업 5개)에서는 이미 항공편으로 한국에 들어오면서 거주 인원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파악했다.
양곤 일부 지역에서 계엄령이 선포된 지난 3월 15일부터 이번 주까지 271명의 재외국민이 임시항공편을 통해 대거 귀국했다. 다만, 미얀마 양곤에서 공장을 소유하거나 식당을 운영하는 등 생업에 종사하는 재외국민의 경우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귀국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외교부는 이날 저녁부터 관련 중대본 회의를 실시하고, 이어 재외국민 보호와 관련된 부처의 고위급 관계자와 화상회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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