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 김기선 총장이 최근 이사회가 총장직 사의 수용을 결정한 데 대해 5일 법원에 총장직무 배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김 총장은 이날 학교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사회 결정이 절차상 공정성이 모자라고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의결안건이 아닌 기타사항 안건으로 조급하게 처리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김 총장을 둘러싼 학내 분란은 다시 법적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김 총장은 특히 이번 학내 분란 책임이 노조에 있다고 비난하면서 정부에 감사를 촉구했다.
김 총장은 "최근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광주 시민과 교수, 임직원, 학생 여러분에게 머리 숙여 사과한다"며 "지스트 노조가 이번 학내 분란을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총장은 "지스트 노조는 단체 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인사 경영권과 관련해 총장에게 부당한 요구를 했고 총장의 노조안 거부에 대한 쟁의행위 방법으로 일방적이고 왜곡된 내용을 언론에 제공하는 등 (학내)분란을 만들었다"며 "총장 및 대학 위상을 추락하는 사태에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노조의 직원 인사위원회 참여 ▲무기직 직원 직급체계 ▲노조가 언론에 제공한 총장에 관한 의혹 ▲노조가 운영 중인 학교 재산 매점 등과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감사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김 총장은 "노조가 지난 2014년 제6대 총장에게도 해임 직전 총장의 열악한 상황을 이용해 노사합의서를 얻어냈던 것으로 확인된다"며 "권력화되는 노조도 이제는 학교 발전을 위해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 김 총장은 (노조)전임 집행부 시절에도 유사한 (잘못된)행위가 있었는지 철저히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앞서 지스트 이사회는 지난달 30일 전체 회의를 열어 김 총장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히고 후임 총장이 선임될 때까지 권한대행 체제로 학교를 운영하겠다고 결정했다.
지스트 노조는 "김기선 총장이 지난 2년간 급여 4억여원 외에 3억원 이상의 연구수당과 성과급을 챙겼다"며 김 총장이 전 직원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35.20점을 받은 만큼 총장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스트 홍보팀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 총장은 부총장단과 함께 사의를 밝혔다고 언론에 알렸고, 김 총장은 자신의 '사의 표명'은 '사퇴의지'와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주=김선덕 기자 sd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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