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개인이 직접 기업에 의뢰해 유전자 검사를 받는 소비자 대상 직접(DTC) 유전자검사 3차 시범사업이 이달 중순 시작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DTC 유전자 검사 서비스 인증제 도입을 위한 3차 시범사업을 4월 중순에 시작한다고 공고했다.
3차 시범사업에는 1·2차 시범사업을 통과한 테라젠바이오, 마크로젠, 랩지노믹스,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 디엔에이링크, 에스씨엘헬스케어, 지니너스, 엔젠바이오, 메디젠휴먼케어 등 9개 기관이 참여한다. 정식인증제는 올 연말 실시될 예정이다.
DTC 유전자 검사는 민간 기업에 타액 등을 보내 직접 검사를 의뢰할 수 있는 서비스다. 유전자 검사 키트에 타액을 뱉거나 뺨 안쪽을 면봉 등으로 긁어 상피세포를 채취해 기업에 보내면 2주 안에 분석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조상찾기를 비롯해 영양소·식습관 ·운동·건강관리·피부, 모발·개인특성 등에 대한 유전정보를 검사할 수 있다. 미국 등에서는 흑인 등 유색인종들이 자신의 조상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 DTC 유전자검사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업계는 현재 70개 가량 항목으로 한정된 유전자 검사 허용 항목을 시장 성장을 위해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건강 분야에서라도 네거티브 방식(특정 항목만 불허하고 나머지는 전부 허용)을 도입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중국 등에 비해 유전자 검사 허용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발전 속도가 더디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규제에 막혀 국내 DTC 유전자 검사 시장 규모는 연간 100억 원 미만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정부도 연구 용역 결과에 따라 120여개 항목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70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검사 항목 확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시범사업을 통해 시장 성장을 위해 업계가 요구하는 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다”며 “오는 12월 정식인증제가 될 때 네거티브 규제 가능성까지 포함해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BIS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DTC 유전자 검사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약 9,800억 원이었으며, 오는 2028년에는 약 7조6,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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