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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청년 창업펀드 1조 조성"

[與野 후보 인터뷰]

유니콘 기업 10개 이상 육성 목표

청년월세 지원 수혜자 최대한 확대

9호선 증설도 국토부와 즉시 협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사진제공=박영선 후보 캠프




“‘청년 월세’ 지원의 수혜자를 할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늘리겠습니다.”

5일 서울경제와 만난 박영선(사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공약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4·7 재보궐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20·30대의 지지도가 낮게 나타나자 ‘청년 표심’ 끌어모으기에 나선 것이다. 청년들이 관심을 갖는 주거와 통신 요금 문제 등을 집중 공략해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었던 청년층의 마음을 되돌려놓겠다는 의도다. 청년층이 선거 결과를 결정하는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다는 점도 박 후보가 청년 공약에 공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달 25일부터 총 10개의 ‘서울선언’을 발표한 박 후보는 이 가운데 3개를 청년층과 관련된 공약으로 채웠다. 부동산 관련 공약도 5개에 달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정부 여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일부 청년들이 민주당에 등을 돌린 계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공약이 청년 민심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셈이다. 박 후보는 약 5,000명의 청년에게 월세 20만 원을 지원해주는 청년 월세 외에도 △바우처 지급 형식의 청년 반값 데이터 요금제 △대학생 학자금 대출 연체 채무 조정 △대학 생활상담소를 통한 대학가 주거 지원 서비스 체계 구축 △대학 연합 공공 기숙사 신축 △청년 취업 지원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창업에 관심을 갖는 청년들을 위해 ‘서울시 대전환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벤처기업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1조 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고 21개 권역에 혁신 클러스터(산업 집적 단지)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이다. 박 후보는 “서울에서 세계적인 유니콘 기업이 10개 이상 나올 수 있도록 하고 이들을 미래의 글로벌 기업으로 집중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시절 신생 기업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던 경험을 살리겠다는 취지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사진제공=박영선 후보 캠프




박 후보는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지하철 9호선을 증설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손 하나 올릴 틈도 없이 꽉 찬 지하철은 출퇴근 직장인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일 뿐 아니라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시장에 취임하면 9호선 차량 증설과 관련해 국토부와 바로 협의에 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청년 지원과 함께 박 후보는 산업 생태계의 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급변하는 산업구조에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스타트업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박 후보는 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입은 타격부터 해결해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코로나19로 가장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 등이 회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래서 모든 서울시민에게 재난위로금 10만 원을 KS서울디지털화폐로 지급할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디지털화폐를 통한 위로금 지급은 일반 시민의 재난 사각지대를 없애는 역할도 하지만 소상공인에게도 큰 힘이 된다는 것이 박 후보의 설명이다.

동시에 박 후보는 ‘21분 도시 서울’을 제안했다. 걸어서 21분이 걸리는 범위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강북 지역의 도시철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강북횡단선의 조기 착공도 박 후보가 내세운 공약 중 하나다. 이러한 구상들에 대해 그는 “불필요한 이동이 줄어들고 만성적인 승객 과다 수용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3.3㎡당 1,000만 원인 ‘반값 아파트’ 30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구상도 그의 주요 공약으로 꼽힌다.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되 건물 분양은 민간에 맡기는 방식이다. 박 후보는 경부고속도로 약 6㎞ 구간을 지하화해 10만 평가량의 땅을 확보하고 이를 생태공원 조성과 아파트 분양에 쓰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시장 취임 즉시 지하화를 시작해 오는 2023년에는 지하화 공사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송파·잠실에 회의와 관광·컨벤션·전시를 위한 공간인 마이스(MICE) 밸리를 구축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강남구 제1코엑스부터 시작해 잠실운동장 일대까지 마이스 밸리를 만들면 연간 9만 5,000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스 밸리에 대해 그는 “바이오·인공지능 등 첨단 산업과 함께 서울의 국제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분야”라며 “서울 동남권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조 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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