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단일 통화시스템인 유로(Euro) 설계자로 꼽히는 캐나다 출신 경제학자 로버트 A. 먼델이 88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일 솔레 24 오레'(Il Sole 24 Ore) 등 현지 언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먼델 교수는 오랜 투병 끝에 부활절인 4일 오전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주 시에나의 한 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캐나다 태생으로 미국과 영국 등에서 수학한 먼델 교수는 인플레이션과 이자율, 성장 사이의 관계를 이론적으로 정립한 인물이다.
특히 1961년 '최적 통화지역 이론'(1961년)과 '서로 다른 이자율 체제에서의 통화·재정 정책 이론'(1963년)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1960년대 세계 경제학계에서 국제 무역 이론을 주도했다.
이 가운데 최적 통화지역 이론은 단일 통화를 사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지역과 단일 통화의 장점을 분석한 것으로, 유럽 단일 통화 도입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먼델에게는 '유로 설계자', '유로의 아버지' 등의 별칭이 따라다닌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유로화가 결제 화폐로 공식 출범한 1999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경제 이론 외에도 1970년대 유럽경제통화동맹(EMU) 및 유럽통화위원회에서 자문 활동을 하는 등 유럽의 경제 통합 추진에 깊이 관여했다.
먼델은 2008년 일본·중국 간의 합의와 적절한 조율이 뒷받침된다면 범(凡)아시아 통화체제 수립도 가능하다고 밝혀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10년 한국 정부가 주최한 글로벌 인재 포럼에 연사로 참석하는 등 한국에도 여러 차례 다녀갔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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