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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투표함 열면, 내년 대선 판도 보인다

與 완패땐 이재명 '1강' 굳히기

3후보 찾는 친문과 기싸움 예고

野 1당 국민의힘 유력 주자 없어

한 곳만 져도 尹에 무게 쏠릴 듯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 정세균 국무총리,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여야 모두 내년 대선의 전초전인 4·7 재보궐선거에 총력을 기울인 가운데 선거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헌·당규까지 개정해 후보를 내세우며 서울과 부산시를 수성하려 하는 반면 야권은 후보 단일화를 통해 20대 총선과 대선·지방선거, 21대 총선 등 4연패 고리를 끊겠다고 맞서고 있어서다. 총선을 치른 지 1년 만에 이 같은 총력전을 펼치는 데는 내년 대선의 향배가 이번 재보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완승한다면 친문 세력을 중심으로 제3의 후보 찾기가 탄력을 받을 수 있고 완패할 경우 ‘이재명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은 승패와 관계없이 한동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차기 대권 주자들의 운명이 이번 선거 결과로 크게 엇갈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대선 구도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굳히기’와 친문 중심의 제3 후보 찾기가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여당이 서울과 부산에서 모두 완승할 경우 친문 세력이 결집하면서 제3의 후보가 대안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사와의 관계가 껄끄러운 친문 진영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곁을 지켜온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시선을 옮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김두관·이광재·박용진·박주민 의원을 비롯해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 양승조 충남지사, 최문순 강원지사, 김경수 경남지사 등도 꾸준히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어 이 지사와의 결전이 예고된다.

여당이 완패할 경우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이 지사에 대한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이번 재보선 책임 소재에서 자유로운데다 여권 내 1위라는 점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라는 강점이 부각될 수 있어서다. 반면 이 위원장 입지는 더욱 불안해지게 된다. 당 대표 시절 당헌·당규 개정을 주도해 후보를 내세우고 선거를 진두지휘한 책임을 고스란히 짊어져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서울과 부산 어느 한 곳만의 승리로 정치적 체면을 차릴 수도 없는 여건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연합뉴스


야권에서는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의 유력 주자가 없는 가운데 윤 전 총장의 주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야권 후보로 분류돼 ‘별의 순간’에 다가간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과 제3 지대를 두고 야권 쇄신과 개편의 열쇠를 모두 쥐면서 대권 로드맵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 결과 어느 한 곳에서라도 국민의힘 후보가 낙선할 경우 윤 전 총장으로 무게 추는 빠르게 기울 수 있다. 특히 윤 전 총장이 제3 지대를 중심으로 국민의힘을 ‘접수’하는 야권 재편이 일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야권이 완승을 거둬도 국민의힘에 ‘대선 주자 부재’ 현상이 이어질 경우 한동안 윤 전 총장은 주도권을 쥐고 야권 유력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민의힘이 완승하게 되면 보수 정당으로서의 정치적 체력 회복을 마친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의 주도권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지는 미지수로 남게 된다. 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단일화 과정에서 공언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여부도 추후 야권 대선 후보 결정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19대 대선에 출마했던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 무소속 의원을 비롯해 원희룡 제주지사도 재보선 뒤 본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야권 잠룡들의 불꽃 튀는 경쟁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 안 대표를 포함한 야권의 재편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이들 대선 주자 간의 관계 설정이 향후 야권 잠룡의 향배를 결정 짓는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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