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선거운동 마지막날 '노회찬 정신'이 깃든 6411번 버스 첫 차에 탑승한 것과 관련,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노회찬의 적은 '보수정당' 따위가 아니라 '부패한 기득권'이었다"며 "바쁘시겠지만, 꼭 기억해달라"고 박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다.
류 의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선거가 끝나도, 6411번 버스는 계속 운행한다"면서 "만약 민주당의 것만 멈춰 다시 진보적 개혁에 후퇴를 반복한다면, 오늘 민주당은 노회찬을 그저 선거에 이용한 것이 될 것이다. 급한 마음에 가져다 쓴 그 정신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노회찬의 외면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류 의원은 "'노회찬 정신'은 누구도 독점하여 계승할 수 없다"며 "정의당만의 것일 리도 없다. 사회적 약자와 서민을 위해 평생을 바쳤던 그를 기리는 모두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의원은 또한 "그러나 노회찬 정신으로는 비례위성정당을 만들 수 없다. 탄력근로제를 개악하거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훼손할 수 없다"면서 "임대차 3법 통과 전 임대료를 올리는 위선을 '시세에 맞춰'로 해명하는 대신, 차별금지법이나 비동의강간죄를 공약하는 것이 노회찬 정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박 후보는 이날 새벽 4시쯤 구로구 거리공원 정류장에서 6411번 버스에 올랐다. 6411번 버스는 2012년 7월 고(故) 노 전 의원이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언급한 후 '새벽 노동자들이 많이 타는 버스'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노 전 의원이 동작구에 출마하셨을 때 혼신의 힘을 다해 도와드렸다"고도 했다.
이같은 박 후보의 행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선거 승리를 위한 진보 세력의 표심 결집이 절실한 상황에서 박 후보가 21대 총선 위성정당 논란과 민주당의 재보선 공천 결정 등으로 사이가 다소 요원해졌던 정의당 지지층을 끌어안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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