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가 한국을 중국의 도전에 함께 맞설 중요한 파트너로 규정했다. 미 국무부가 6일(현지시간) 한중 외교장관 회담과 관련해 중국이 한국과의 5G 이동통신, 반도체 집적회로 분야 협력 강화를 요구한 데 대해 중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한국과 함께 맞서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요청한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나온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제안 관련 논평을 통해 "중국의 공격적이고 강압적인 행동과 결합한 군 현대화는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에서 우리의 사활적 이익에 갈수록 긴급해지는 과제를 던져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우세한 위치에서 중국의 도전을 다룰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한국, 그리고 다른 동맹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력의 목적에 대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외국 선거 개입과 부패에 맞서며, 사이버 공간 방어를 강화하는 한편, 미래 기술을 창조하고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 부장은 지난 3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한중 경제협력을 논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회담 후 공식 발표문을 통해 "중국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조기에 타결하고 한국과 5G, 빅데이터, 녹색경제, 인공지능(AI), (반도체) 집적회로, 신에너지, 보건산업 등 분야의 협력을 중점적으로 강화해 질 높은 협력 파트너가 되기를 원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한국 외교부는 발표문에 중국이 협력을 희망한 구체적인 첨단기술 분야를 언급하지 않고 "한중 경제협력 공동계획을 가능한 한 조속히 채택한다"고 적었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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