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귀를 놓고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란이 연내 20% 농축 우라늄을 120㎏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7일(현지시간) 반관영 메흐르 통신에 따르면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원자력청 대변인은 이날 "20% 농도 농축 우라늄 55㎏을 생산했으며 연 내 생산량이 120㎏에 도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고성능 원심분리기를 가동해 우라늄 농축 속도가 이전보다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핵합의에 따르면 이란이 우라늄 농축에 사용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는 IR-1형 6,104기다. IR-4, IR-6형 등 IR-1형보다 성능이 좋은 원심분리기는 우라늄을 실제 농축하지는 못하고 시험용으로만 가동할 수 있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은 지난 3일 20% 농도 농축 우라늄 50㎏을 생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이 농축 우라늄 생산 소식을 연일 대외적으로 알리는 것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되고 있는 JCPOA 참가국 회담에 참여 중인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통상 핵무기 1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90% 고농축 우라늄 25㎏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20% 농축 우라늄 200∼250㎏을 생산해야 한다.
전날 압바스 아락치 외무부 차관은 빈에서 열린 회담에 참석한 직후 취재진에 "농도 20%의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는 대가로 10억 달러(약 1조1,100억 원) 규모의 동결 자산 해제를 미국이 제안했으나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란은 2015년 핵합의 타결 전 우라늄을 20%까지 농축했지만 핵합의로 이를 3.67%로 희석해 초과분을 해외로 반출했다. 미국이 핵합의를 파기하자 이를 4.5%까지 올렸다.
지난해 말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가 암살되자 이란 의회는 우라늄 농축 수준을 20%로 상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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