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진실의 아들 최환희가 아닌 진정한 가수 지플랫(Zflat)의 탄생이다. 지난해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졌던 지플랫이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부터 프로듀싱까지 해낸 첫 싱글로 당당하게 돌아왔다. 그가 래퍼뿐만 아니라 프로듀서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던 포부를 입증하는 첫 걸음이다. 진짜 자기 이야기를 풀어낼 줄 아는 지플랫표 음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지플랫은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롤링홀에서 첫 싱글 솔로 앨범 '데이 앤드 나이트(Day and Night)'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지플랫의 소속사 로스차일드의 대표 로빈 프로듀서가 직접 진행을 맡았다.
지플랫은 지난해 11월 가수 혼담과 함께 합을 맞춘 프로젝트 싱글 앨범 '디자이너'로 데뷔했다. 당시에도 지플랫은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홀로 작사·작곡·편곡을 맡아 프로듀싱 능력을 뽐냈다. 지플랫은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언제까지 대표님이나 선배 엔지니어의 도움을 받으면서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나 혼자만의 힘으로 노래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했다"고 밝혔다. 이어 "데뷔 앨범은 '데뷔'라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작업했다면 이번 앨범은 조금 더 지플랫이라는 아티스트의 색깔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동명의 타이틀곡 '데이 앤드 나이트'는 장거리 연애를 하는 연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로, 지플랫의 감성을 편안하게 느낄 수 있다. 지플랫은 "극단적으로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지구 끝과 끝으로 나눴다. 한 명이 낮일 때 한 명이 밤이라서 곡 제목을 '데이 앤드 나잇'으로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곡 소재가 경험담이라는 그는 "그때 정말 힘들어서 이 곡을 쓰게 됐다. 곡이 잘 나오게 돼 타이틀곡까지 됐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외에도 지플랫의 자전적인 노래 '블러프(BLUFF)'가 수록됐다. '블러프'는 '속이다'라는 뜻으로, 데뷔 후 자신이 힙합을 한다는 것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 담겼다. 타이틀곡과는 상반된 빠른 템포의 강한 느낌의 곡으로, 색다른 지플랫의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지플랫은 "내가 방송 매체에서 느껴지는 면들이 나의 일상의 모습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내 자신을 속이고 있던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담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지플랫은 음악으로써 진짜 자신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크다. 그는 "대중들이 나를 생각할 때 불쌍하고 딱하게 보기도 한다. 방송에서 보이는 모습은 선비 이미지, 점잖고 철이 빨리 든 이미지인 것 같다"라며 "실제 내 모습은 그렇지 않다. 보통 스무살 남자 애들처럼 장난도 치고 술도 마시면서 논다. 방송의 이미지가 나쁘지 않지만 '그게 진짜 내 모습일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데뷔 후 처음으로 악플을 직면했다는 그는 "처음에는 멍하고 아무 생각이 없더라. 속상했다"라며 "하지만 이런 걸 보는 게 나한테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뒤로는 댓글을 많이 보는 편이 아니다. 보더라도 끝까지 보지 않고 일부만 보는 식으로 한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지플랫은 음악이 감정의 배출구이자 소통의 창구가 된 지금이 만족스럽다. 가수로 데뷔한 지 5개월이 된 그는 "그동안 가수를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며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고 있는 것도 내 실력이 향상되는 데 도움 되는 것 같고, 혼자 음악 할 때보다 정식으로 가수 데뷔를 해서 옆에 계시는 분들에게 배우는 것도 많다. 작업하는 게 항상 질리지 않고 재밌다"고 소감을 전했다.
가족들 역시 지플랫의 꿈을 응원하고 있다. 특히 이날 쇼케이스에는 지플랫의 할머니가 직접 서포트 간식도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지플랫은 "동생에게 뮤직비디오를 보여줬는데 완전 놀라더라. 영상 속에 있는 나와 집에 있을 때의 내 모습이 완전 딴판이기 때문이다"라며 "할머니도 이번 노래가 좋다고 하더라. 맨날 회사에 출근해서 작업하고 밤늦게 들어오니까 할머니와 많이 대화하는 편이 아닌데 뒤에서 묵묵히 서포트해 주시는 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플랫은 무대 위에 서는 플레이어만을 꿈꾸지 않는다. 직접 곡을 만들고 작업하는 프로듀서로 자신을 각인시키고 싶은 욕심이 크다. 처음으로 혼자만의 작업물을 세상에 내놓게 된 그는 "아직 100%라고 말할 수 없다"라며 "의도한 대로 내 색깔이 많이 담겼지만 완성도에 있어서는 조금 더 발전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로빈 대표 역시 "음악적 발전은 죽을 때까지 하는 것이니 큰 문제가 아니다"라며 "내가 지플랫을 제일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은 할 수 있는 장르가 많다는 것이다. 아직 많이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여러가지 장르가 많이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더 완성도 있는 곡과 앨범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지플랫은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과 색깔을 맞춰 작업을 해보고 싶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성장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라며 "예전에도 언급을 많이 했지만 헤이즈 님과 우리나라 힙합을 이끌어가고 있는 창모, 기리보이 등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 정말 많아서 한번쯤은 작업해보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면서 "한 명만 꼽자면 헤이즈"라고 강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중과 힙합신의 평가도 중요하다. 지플랫은 "힙합 신에는 아직 내가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지만 힙합을 좋아하는 랩퍼로서 대중들에게 인식이 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힙합 신에서도 내 곡을 듣고 마음에 든다면 같이 작업도 했으면 한다"라며 "나는 놀면서 음악을 하는 게 좋다. 앞으로 그런 미래가 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시간이 얼마나 걸려도 상관없으니까 '히트곡 제조기' '차트 킬러'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면 멋있을 것 같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프로듀서이자 래퍼로 성장하고 있는 지플랫의 첫 번째 싱글 '데이 앤드 나이트'는 8일 정오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추승현 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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