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한국형전투기(KF-X)’ 사업 분담금을 연체하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의 방한에 대해 “국양국 방산 협력의 성공을 위한 굳건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 방한을 계기로 KF-X 분담금 연체 사태가 해결 국면을 맞을지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8일 청와대 본관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장관을 접견하고 “코로나 상황이 여전히 엄중함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차세대 전투기 시제기 출고식 행사를 위해 방한한 프라보워 국방장관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대표단을 환영하며 사의를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선 인도네시아 소순다 열도 동부지역에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 깊은 애도를 표한 뒤 “주택과 도로가 파손되는 등 피해가 막대한데 조속한 복구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아세안을 대표하는 인도네시아와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고 아세안 국가 중 유일하게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며 “조코위 대통령과 나는 서로 국빈방문을 하고, 세파(CEPA) 협정을 체결하며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왔다. 나는 신남방정책을 통해 양국 간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내실있게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차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 사업은 잠수함 협력사업과 함께 양국 간 고도의 신뢰와 협력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차세대 전투기의 양산과 기술 이전, 제3국 공동 진출 등을 위해 양국 간의 방산 안보 협력이 더욱 발전되어 나가기를 바라고 프라보워 장관께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나의 친구 조코위 대통령께 각별한 안부 인사 전해 주시기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프라보워 장관은 “오늘 한국의 국방장관과 의논도 하고 환영도 잘 받았다”고 화답했다.
KF-X 사업은 8조8,000억원을 투자해 우리 공군의 차기 전투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80% 대 20% 지분 비율로 참여해 공동 개발한다. 인도네시아는 지분 참여의 대가로 한국으로부터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를 넘겨받아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48대를 생산한다. 프라보워 장관의 이번 방한은 지분 참여자 자격으로 시제기 출고식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뤄졌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그동안 약속한 분담금을 연체하면서 사업 참여 의지에 의심을 받았다. 방위사업청이 지난 2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총 1조7,619억원의 납부를 약속한 인도네시아는 그때까지 내야 할 분담금 8,316억원 가운데 6,044억원을 미납했다. 인도네시아는 또 지난해 3월 경남 사천의 KAI(한국항공우주산업)에 파견된 기술진 114명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을 이유로 본국으로 철수시킨 상태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