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오스카 작품상 후보작인 영화 ‘노매드랜드’와 ‘더 파더’의 원작이 나란히 번역 출간됐다.
클로이 자오 감독의 영화 ‘노매드랜드’의 원작인 ‘노마드랜드(엘리 펴냄)’는 미국인 저널리스트 제시카 브루더가 21세기 미국인 유랑자들의 삶을 들여다 본 르포르타주다. 저자는 2014년 하퍼스 매거진에 ‘은퇴의 종말’이라는 글을 기고한 것을 계기로 이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추가 취재와 조사를 거쳐 2017년 책을 완성했다. ‘21세기 미국에서 살아남기’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64세 여성의 힘든 삶을 통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내 주거·고용·의료 등 여러 문제를 깊이 있게 파헤친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도 놓치지 않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체적 삶을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개개인의 의지와 연대 정신도 섬세하게 보여준다.
플로리앙 젤레르(플로리안 젤러) 감독의 영화 ‘더 파더’의 원작은 ‘아버지(지만지드라마 펴냄)’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출간됐다. 감독은 이미 프랑스 연극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힌 극작가로, ‘아버지’는 그의 일곱 번째 희곡 작품이다. 알츠하이머로 무너져 가는 아버지와 그를 지켜보는 딸의 심리를 몰입감 있게 보여주는 이 작품은 2014년 프랑스와 영국, 미국 등지에서 유수의 상을 휩쓸었다. 국내에서는 2016년 배우 박근형 주연으로 연극 무대에 오른 바 있다. 이번 한국어 번역은 임혜경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임 교수는 국내 대표 프랑스어 번역가인 동시에 극단 프랑코포니의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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