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후 사망한 것으로 신고된 사례 중 11명에 대한 추가 심의를 진행한 결과 백신 접종과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은 지난 9일 제6차 회의를 열어 사망 등 중증 이상반응 신고 사례와 백신 간의 관련성을 검토했다. 피해조사반은 우선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7일까지 사망한 것으로 신고된 11명의 사례를 심의했다.
사망자는 모두 70대 이상 고령층으로, 평소 지병(기저질환)을 앓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요양병원 입원환자가 7명, 요양시설 입소자가 1명,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75세 이상 고령층이 3명이다. 피해조사반은 "현재까지 수집·분석된 자료를 근거로 뇌졸중, 치매 등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더 높고 백신과의 관련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조사반은 다만 현재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진행 중인 3명에 대해서는 최종 부검 결과 확인후 심사 결과를 재논의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접종 후 사망한 것으로 신고된 사례는 총 47명이다. 피해조사반은 그간 회의를 통해 이번 11명을 포함해 총 32명의 사인에 대한 심의를 마쳤고, 나머지 15명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백신 접종과 사망 간 인과성이 인정된 경우는 없다고 추진단은 밝혔다.
피해조사반은 지난 회의에서 접종 후 중증 이상반응 사례 4건에 대해서도 심의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지난달 10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뒤 두통, 오심 등의 증상을 호소하다 ‘뇌정맥동혈전증(CVST)’ 진단을 받은 20대 남성은 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된 바 있다.
김중곤 예방접종피해조사반장은 "뇌정맥동에 혈전증은 있었지만 혈소판 감소증이 동반되지 않아 최근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제시한 혈소판 감소증 동반 혈전증 사례에는 부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반장은 "기저질환이 없고 검사 결과 혈전호발 성향이 확인되지 않았고, 발병률이 매우 낮은 질환인 점을 고려해 백신접종으로 인한 발생 가능성을 인정했다"면서 "현재는 완전히 회복해 퇴원했으며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머지 중증 의심 사례 3건은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것으로 결론 났다. 김 반장은 "접종 후 심부정맥혈전증과 폐혈전색전증을 진단받았던 20대 여성도 혈소판 감소증이 없고 영상의학적으로 볼때 기존 하지정맥에 존재한 혈전에 의한 질병 발생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피해조사반이 심의한 41건의 중증 의심 사례 가운데 17건의 심의가 완료됐으며, 이 가운데 2건에 대해서만 인과성이 확인됐다. 나머지 24건은 조사가 진행 중이다. 추진단은 "추후 신고된 사망 및 중증 사례에 대해서도 현재 해당 지자체와 함께 역학조사를 진행하는 중"이라며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평가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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