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힌 홍영표 의원이 12일 ‘조국 사태'에 대해 “우리가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좀 더 엄격하게 판단하는 것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친문 핵심으로 분류되는 홍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정의와 공정 측면에서 분노한 것에 대해선 우리가 충분하게 이해해야 한다"며 "조국 전 장관 (딸) 입시비리 문제의 사실관계는 재판을 통해 확정될 것이지만, 국민 눈높이에서 공감하는 데에 있어서 우리가 안이했다"며 이같이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다만 홍 의원은 "검찰개혁을 조 전 장관의 개인적인 문제와 연관시켜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당시 서초동에 나온 수백만명은 조 전 장관의 도덕적 입시 부정과 관련된 비리나 부패를 지켜주기 위해 거리로 나온 것은 아니다. 검찰의 과잉수사나 표적수사 정치검사 행태에 대해 분노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홍 의원은 "검찰개혁의 마지막 단계도 국민들을 충분히 이해시키고 설득하고, 부족하면 조금 늦춰서 갈 수도 있지만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폭발한 부동산 문제에 대해 홍 의원은 "국민들이 무능하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며 "정의와 공정 많은 문제에 대해 우리가 좀 더 엄격하지 못했다. 그래서 무능과 오만이라는 평가를 국민들이 내리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내 일각의 친문계 지도부 경계론에 대해선 "친문과 비문 프레임은 언론이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자신이 '강성 친문'으로 평가받는 데 대해서도 "동의하기 힘들다. 또 당심과 민심이 다르다고 하는데, 그것(당심)도 다 민심의 하나"라며 "당내서는 친문과 비문 주장을 하는 분이 거의 없다"고 거듭 언급했다.
홍 의원은 일각의 '대선경선 연기론'에 대해서는 "후보가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대선을 코앞에 두고 룰을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원조 친노·친문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제3후보'로 대선에 등판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그런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본다. 만나본 가장 최근의 상황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잘랐다.
/김민혁 기자 mineg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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