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이 1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다음 주까지 합당과 관련된 일정, 입장을 정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다음 주까지 협의가 되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단독으로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안 대표는 이에 대해 “당원의 뜻을 묻겠다”며 확답을 하지 않았다.
주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저는 국민의당이 (합당과 관련한)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가급적 빨리 알려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파악하기로는 국민의당이 시도당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고 다음 주 중에 결론을 낼 수 있다고 간접적으로 들었다”고도 덧붙였다.
안 대표도 이날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행사 직후 기자들을 만나 “오늘 아침 주호영 원내대표가 전화를 줬다. 일부 언론에 보도되는 ‘내일까지 답을 달라’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들도 다음 주까지 당원들의 뜻을 묻는 과정들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지금 현재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당헌(99조)에 따르면 다른 정당과 합당하거나 해산하는 때는 전당원투표 결정 또는 전당대회의 의결이 있어야 한다.
안 대표는 합당에 대한 입장은 변화가 없지만, 일정과 입장 정리 시기를 국민의힘이 요구한 다음 주 내로 확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내년 대선 때 야권의 혁신적인 대통합과 정권 교체라는 목표는 동일하다고 생각한다”며 “단지 시기와 방법의 문제가 남아있는데 큰 목적에 동의한다면 여러 가지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무리 없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저와 국민의당은 그것에 대해 행동으로 증명한 것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주 권한대행은 국민의당의 일정 정리가 늦어질 경우 전당대회를 개최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구체적으로 이번 주 금요일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다음 주 목요일 또는 금요일께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구성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주 권한대행은 “우리가 먼저 전준위를 발족하면 국민의당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원래는 목요일쯤 하려고 했으나 국민의당의 스케줄에 따라서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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