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민의힘을 향해 “절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본인의 공백을 메울 차기 지도부에 대해서는 “초선 의원을 내세우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으로 다시 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꽤 나온다’는 질문에 “더 이상 예정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김 전 위원장은 “소위 당 중진이라는 사람들이 단일화를 앞두고 우리 당 후보를 내는데 관심이 없었다”며 “이런 행동을 보고는 선거가 끝나면 바로 당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거듭 “국민의힘에는 절대로 안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진로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에 안 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당권 다툼이 벌어진 국민의힘을 “아사리판”이라고 표현하며 “(윤 전 총장이) 금태섭 전 의원이 말한 새로운 정당으로 가는 상황이 전개될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다. 이어 “강한 대통령이 될 만한 사람이 나오면 당은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가게 돼 있다”며 “5월쯤 되면 무슨 빛이 보이지 않을까 한다”고 여지를 뒀다.
‘누가 당 대표가 되는 게 낫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차라리 아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면 초선 의원을 내세우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토니 블레어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같은 모델”이라고 부연했다.
본인이 없는 국민의힘의 쇄신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의견을 보였다. 그는 “의원들이 정강·정책에 따라 입법 활동하는 것도 전혀 안 보인다. 그러니 국민이 ‘저 당이 진짜 변했나’라는 말을 한다”며 “이런 식으로 끌고 가서는 국민의힘으로 대선을 해볼 도리가 없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4·7 재보선 전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과의 회의에서 받은 실망감을 토로하며 “더 이상 애정이 없다. 국민의힘에는 절대로 안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앙숙’이 된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도 거듭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전 위원장은 “명색이 선대위원장인데 금태섭 전 의원도 입은 국민의힘 당 점퍼를 한 번도 입지 않은 사람이 안철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 대표가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과 경기 구리에서도 지원 유세를 벌인 데 대해서도 “내년 대선을 위한 자기 홍보였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 8일 국민의힘 사무처노동조합은 김 위원장이 직을 떠난 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한 지난 11개월이 ‘별의 순간’이었다”는 성명서를 내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당시 노조는 “민심을 읽는 정확한 시선, 상식과 원칙에 따른 정치,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거목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은 한마디로 ‘일할 맛 나는’ 즐거운 경험이었다”며 “당의 변화와 쇄신 그리고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어 준 ‘김종인 매직’에 감사하고, 함께 한 동지들에게 리더의 책임과 배려를 보여 준 김종인 위원장을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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