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우리 사회가 청년 일자리 문제를 큰 담론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처음으로 우리 사회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셈이다. 아울러 윤 전 총장은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와 관련해서 계속 공부하려 한다”고도 해 정치권 도약을 위한 시동을 건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졌다.
윤 전 총장은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20대, 30대 젊은 층 가운데 똑똑하고 재주 많은 사람이 얼마나 많으냐”며 “이 친구들이 정상적으로 사회에 편입되지 못하고 겉도는 상황은 국가적으로도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1일 노동문제 전문가인 정승국 중앙승가대 교수를 만나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 이번 회동은 서울 종로구 음식점에서 4시간이 넘도록 이어졌다고 했다. 이 자리엔 윤 전 총장의 대학 동기이자 오랜 친구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함께했다.
윤 전 총장은 “내가 주로 경청하고 질문하는 자리였다”며 “정 교수는 ‘대기업과 공무원 같은 우량 노동시장과 그렇지 않은 열악한 시장 간의 분절을 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야 청년들이 진입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층에서는 업무기여도에 따라 보수를 달라고 주장한다”며 “이번에 SK하이닉스 성과급 문제만 봐도 직장에서 오래 일할수록 월급이 올라가는 연공서열제가 문제”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정 교수의 말을 빌려 노동시장에서 기업의 유연성을 어느 정도 보장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견인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종합적으로 청년 일자리는 억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3월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뵌 것은 우리 사회 어른에게 인사드리는 것이었다면, 전문가로서 뵌 것은 정 교수가 처음”이라며 “전체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와 관련해서 어떤 이슈, 어떤 어젠다가 있는지 계속 공부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치 행보 관련 질문에는 “정치 얘기는 하지 말자. 아직은 별 입장도 없고 지금은 생각할 문제도 아니다”며 ‘지금의 공부가 정치권 등판 준비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가능성을 열어두고는 있지만, 공부는 공부”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4·7 재보궐선거 직후 진행된 차기 대권 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지난 10∼11일 전국 18세 이상 1,016명을 상대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 지지율은 36.3%를 기록해 이재명 경기지사(23.5%)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3%로 뒤를 이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5.1%), 홍준표 무소속 의원(4.9%),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3.2%), 정세균 국무총리(2.9%) 등 순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강지수 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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