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디지털 화폐 시장에서 앞서나가는 가운데 거래량 기준 세계 4위 암호화폐거래소인 크라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규제가 우려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달러 패권에 민감한 미국이 중국보다 암호화폐에 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 조만간 규제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12일(현지 시간) 제시 파월 크라켄 CEO는 미 경제 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와 관련해 “일부 단속(crackdown)이 있을 수 있다”며 "미국 당국의 규제는 암호화폐 업계를 해칠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없애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암호화폐의 영향력 확대를 꺼리는 대형 은행들의 압박으로 좁은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크라켄 CEO는 “중국이 암호화폐를 진지하게 바라보고 장기적인 관점을 가진 점을 고려해 미 규제 당국이 너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간 미 규제 당국은 테슬라·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 등 업종을 불문하고 비트코인 투자 계획을 밝히는 기업이 늘어나자 압박의 강도를 높여왔다. 비트코인에 대한 우려는 크게 ‘예측 불가능한 변동성’과 ‘자금 세탁 가능성’으로 나뉜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 부적절”하다고 평가했고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투기적이며 매우 비효율적”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의 통제 밖에서 거래가 이뤄져 자금 세탁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는 암호화폐로 3,000달러 이상 거래하려면 반드시 신원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규칙을 제안하기도 했다.
중국이 암호화폐를 이용해 달러의 지위를 흔들려 한다는 경고도 나왔다. 전자 결제 시스템 페이팔의 공동 창립자인 피터 틸은 지난 7일 한 온라인 행사에서 “비트코인이 미국 달러를 위협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미국에 대항하는 중국의 ‘금융 무기’로 쓰이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중국이 비트코인 결제가 상용화되면 달러의 지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알고 비트코인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기준 세계 비트코인의 79%가 중국에서 채굴됐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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