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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한다더니…손실보상제 추진하자는 與초선

"국가재정 운운하는 기재부의 주장 앞에 멈칫"

"소급보상 법안 발의에도 골든타임 흘러보내"

재원마련은 여전히 안갯속…선명성 경쟁우려도

81명 초선 실력행사 …원내대표 선거까지 영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초선의원들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민 의원은 코로나 방역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국민들을 필요한 만큼 보살피지 못했다며 영업손실을 소급하여 보상하는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권욱 기자




4·7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 쇄신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14일 손실보상제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차기 지도부 선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조국사태와 ‘2030세대’의 상실감을 해소하려던 초선 의원들의 쇄신안이 결국 손실보상제 카드로 대체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재원마련과 관련한 대안은 없이 차기 지도부 선거에 현금살포식의 선명성 경쟁을 종용한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이날 초선의원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코로나 손실 보상 관련 초선의원 입장문’을 내고 “국민들의 영업손실을 소급해 보상하도록 하는 법안들을 발의했지만 골든타임을 계속 흘려보내는 우를 범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손실에 대해 충분히 보상돼야 하고, 무엇보다 신속하게 지급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지만 ‘국가재정 운운하는 기재부의 주장’앞에 멈칫했다”며 “현장의 처절함을 모르는 사람인 것처럼 서성댔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재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문화예술인, 대학생, 학부모, 노인 등을 지켜내기 위한 실천에 미흡했던 것 반성한다”며 “특히 집합금지, 집합제한 등 행정명령으로 영업을 하지 못한 분들, 즉 코로나 방역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국민들을 필요한 만큼 보살피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초선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대출을 늘려가며 버티고 있는 국민들, 계속해서 낮아지는 신용등급과 채무독촉으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국민들이 계심을 다시 가슴에 새기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감염병 예방이라는 공공의 안전을 위해, 국가의 명령에 순응해 특별한 희생을 감수한 민초들에게 가장 신속하게 그 실질 손실액을 보상하는 것이 우리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이라는 점을 다시 가슴에 새기겠다”고 약속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병덕 의원은 “방역과 백신, 경제적 지원문제 중에서도 손실보상문제와 관련해 원내대표 후보자들에게 전달해 이번달 내에 꼭 (법안이 통과)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간 코로나19 상황에서 손실보상제의 필요성은 일찌감치 국회에서 공감대를 이뤘지만 연초부터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정부와 야당의 반대가 있었다. 여당 조차 뚜렷한 재원마련에 복안이 없어 부담을 느낀 탓에 4차 재난지원금을 우선 지급하고 이후 지원대상, 지급기준 등을 정해 법안을 마련하기로 한 상태였다. 야당은 꾸준히 “급하게 재난 지원의 측면이 있었지만 책임 있는 정부 여당이라면 피해 부분과 어떤 피해가 있는지 실태 파악을 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문제제기를 했지만 이 역시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선심성 위주로 지급할 경우 ‘공정한 지급’원칙에 오히려 반발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초선의원들이 집단으로 손실보상제 추진을 쇄신안으로 내놓자 여당 차기 원내대표 후보들도 적지 않게 당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초선의원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서울 여의도에서 차기 원내대표 후보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손실보상제 의견을 전달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법안을 발의해도 기재부나 당정협의에서 지지부진해 더이상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말았지만 강한 목소리를 내겠다 것”이라며 “원내대표 후보들이 손실보상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중요한 바로 미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초선 의원들은 당 쇄신을 위해 초선의원 모임을 공식화하는 데 이어 차기 지도부 선출에 적극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 현역의원이 유권자라는 점에서 174명 가운데 81명의 초선의원이 실력을 행사할 경우 원내대표 후보자 간 의원표심을 받기 위해 선명성 경쟁이 강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이희조 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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